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기초연금 예산은 24조4000억원이다. 이 중에서 국비 부담이 20조2000억원, 지방비 부담이 4조2000억원을 차지한다. 기초연금 예산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4년 기초연금 총예산은 6조8000억원이었다. 당시 국비가 5조1000억원, 지방비는 1조7000억원이었다. 기초연금 지방비 부담은 2019년(3조3000억원) 3조원을 넘어섰고, 2021년에는 4조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방비 예산이 2.5배 늘었다.
이 때문에 예산의 절반 이상을 기초연금에 쓰는 지자체가 여럿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 예산 비중이 높은 지자체 10곳의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부산시 북구의 기초연금 예산 비중이 53.8%로 가장 높았다. 북구 전체 예산(6530억원) 중 3514억원이 기초연금 지급으로 사용된다. 대구시 달서구는 기초연금에 5541억원을 쓸 예정인데, 이는 전체 예산(1조781억원)의 51.4%에 달하는 규모다. 부산시 부산진구 역시 기초연금 예산이 51.7%로 절반이 넘는다. 취약계층 지원 등 기초연금 외에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복지예산을 모두 포함하면 이 비중은 더 높아진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사업비는 그만큼 줄어든다. 대구시 달서구 관계자는 “기초연금 예산은 우리가 정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에서 하는 사업인데, 일정 비율로 할당되다 보니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기초연금을 비롯해 각종 복지비용을 지불하면 지역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달서구 예산 중 시설투자비는 308억원으로, 기초연금 예산의 5.6% 수준에 불과하다. 홍근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이 계속 불어나고 있어 노인 인구가 많은 지자체가 감당하긴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2014년 435만 명이었던 기초연금 수급자는 올해 700만 명에 육박한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2030년엔 65세 이상 인구가 1306만 명, 2050년엔 1900만 명에 달한다고 봤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 개편이 쉽지 않지만, 이대로 가면 재정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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