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목되는 것은 아시아 한·중·일 중에서도 유독 일본 증시만 약진하고 있는 점이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거품경제’ 시기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35000선을 넘었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케이225지수, 33년만에 3만5000선 탈환
15일 일본 도코의 한 증권사 앞의 전광판에 니케이225 지수가 표시돼 있다.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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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40% 오른 35963.27로 마감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35000선을 넘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한때 36076.23까지 오르기도 했다.
니케이225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지난 19일까지 8.0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38% 하락하고, 홍콩항셍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가 각각 8.81%, 4.39%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일본 증시의 강세 배경으로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점이 꼽힌다. 일본경제가 장기간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일본은행(BOJ)은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해왔다. 최근 2~3년 주요국들이 물가 관리를 위해 금리를 끌어올리고 긴축에 나선 동안에도 일본은행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투자 자금이 금리가 높은 통화를 찾아 가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슈퍼 엔저’ 현상이 나타났는데, 일본 수출기업들이 이같은 엔저효과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도 물가가 조금씩 오르면서 시장은 BOJ가 올해 1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것으로 봤지만, 새해 첫날 발생한 노토반도 지진을 계기로 4월설이 유력해진 분위기다.
최보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연초 이후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엔화 약세에 따라 일본 수출기업 실적이 개선됐고, 신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도입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일본이 신 NISA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일본 증시의 상승 요인 중 하나다. NISA는 주식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정 부분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로 한국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유사하다.
박스권 갇혔던 미국증시 AI로 반짝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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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S&P500지수는 4839.81에 거래를 마치며 2년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는 연초 박스권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AI 산업에 대한 기대로 빅테크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7.50%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2조9630억달러)는 애플(2조9610억달러)을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AI 칩 수요 확대 전망 등으로 주가가 올해 들어 23.51% 올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5~6회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하가 3분기쯤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가 곧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은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속도와 연준의 정책 스탠스 간의 간극 차가 확대됐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라며 “단기적 측면에서 금리의 뚜렷한 방향성이 약화되며 주가의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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