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체제+해외탈북민지원도 합칠 듯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 현장. 공동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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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협상을 전담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명칭을 변경하기로 하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평화'를 뺀 '한반도교섭본부' 등 몇몇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본부 산하의 민족공동체해외협력팀과 평화체제과를 합치는 조직 개편도 일부 실시할 방침이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비핵화'에 무게 실려…이미지 쇄신 위한 개칭 검토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협상을 전담하는 창구로서 출범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초대 본부장을 지냈으며, 2022년부터 현재까지는 김건 본부장이 자리를 맡고 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출범 초기부터 명칭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당장 노무현 정부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중 '평화'에 무게를 두고 '평화외교본부' 또는 '한반도외교평화본부'로 이름을 검토했다. 하지만 협상 기능도 강조하기 위해 현재의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낙점했다. 본부 산하에 북핵협상 등을 맡는 북핵외교기획단과 군비통제나 대북 지원 등을 기능하는 평화외교기획단을 두고 '평화'와 '교섭'의 적절한 역할 균형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외교부는 북핵협상·비핵화 기능 위주로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수렴, 최근 명칭 및 조직 개편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평화'보다는 '교섭' 쪽에 무게중심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야 평화체제 사업도 추진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해 기구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도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개점휴업 상태"라는 지적과 함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명칭 변경은 곧바로 평화외교기획단을 향한 내부 조직개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평화외교기획단 산하에는 △평화체제과 △대북정책협력과 △민족공동체 해외협력팀이 있다. 이 중 군비통제 및 평화체제 구축 사업을 전담한 평화체제과는 해외 탈북민의 한국행을 지원하는 민족공동체 해외협력팀을 흡수하고, 과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인권 기능' 강조한 평화외교기획단, 통일부와 업무 중복 고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변신을 두고 외교부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당장 평화외교기획단이 해외 탈북민·북한 주민 인권 관련 사업에 비중을 두게 되면 통일부와 외교부의 업무 혼선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일부는 앞서 남북 교류협력 담당 조직 4개를 '남북관계관리단'으로 통폐합하고 북한 인권 기능을 강화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북한이 대남대화·교류·협력 조직을 싹 정리한 상황에서 통일부와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더구나 통일부가 외교부처럼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것도 아니고, 결국 '식물부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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