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지역 3선 페널티, 중진들 셈법 복잡
국민의힘 첫 시스템 공천… 반응 엇갈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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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초 ‘시스템 공천’을 표방하고 나선 국민의힘이 지난 16일 발표한 공천 기준 중 ‘동일 지역구 다선의원 조정지수’가 도마에 올랐다. 이는 동일 지역구에서 3번 이상 당선된 현역 의원이 또다시 본인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경선 득표율의 15%가 감산되는 방식이다. 당내에선 중진 의원들을 ‘물갈이’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1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3선 이상 된 사람들이 뭔 죄인인가. 오래 당을 지켜온 사람들이고 지역민들한테 신뢰받아온 사람들”이라며 “감점을 준다는 건 잘못했으니까 주는 건데, 당의 중진들이 무슨 잘못을 했나”라고 토로했다.
출마를 앞둔 현역 중진 중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페널티에 적용받는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수도권 출마를 준비중인 하태경 의원을 제외한 22명(영남 10명·충청 7명·수도권 3명·강원 2명)이다. 출마 지역구와 경쟁 상대에 따라 경선 득표율의 15% 감산 영향이 절대적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현역 프리미엄‘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중진들의 공개적인 반발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의원들과 오찬을 갖기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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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5선 이상 의원 15명과 함께한 오찬 간담회에서도 관련된 이의 제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 공천을 보수당 처음으로서 실천하게 된 취지에 대해 설명했고, 굉장히 잘했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 차례 더 국회의원 뱃지에 도전하는 초선·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동일 지역구 다선의원 조정지수‘를 두고 합리적인 기준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특히 선거 때마다 '컷오프(경선 배제)' 최우선 대상으로 언급됐던 영남권 초·재선들은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3선 이상인 분들을 원천 배제하는 안도 아니고, 경선 득표율의 15% 정도는 감내해야 하지 않나”라며 “초선 입장에선 한 번 더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다른 한 초선 의원도 “중진 의원들은 인지도 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신진 후보자들에게 벽을 낮춰주는 공정한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반색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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