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장염·과민성대장증후군과 증상 유사···진단 놓치기도
육류·가공식품 섭취 증가하며 궤양성대장염·크론병 급증세
만성염증, 호전·악화 반복···치료 미루면 치명적 합병증 위험
가수 윤종신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자가면역질환인 크론병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크론병을 '윤종신병'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과거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토크쇼에서 지난 삶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크론병'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엄청 잘 먹는 편인데 1990년대 사진을 보면 굉장히 말랐다. 2006년이 되어서야 크론병을 앓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술, 담배를 하면 안됐는데 모르고 평생 술, 담배를 했다. 소장이 좁아져서 60㎝ 절제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툭하면 배 아프고 설사…예민한 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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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환경적·면역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서구권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염증성 장질환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궤양성 대장염이 인구 10만 명당 8.0명, 크론병이 3.8명의 유병률로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궤양성 대장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만 5256명으로 2013년 3만 1026명보다 78.1% 늘었다. 크론병의 경우 2013년 1만 6138명에서 2022년 3만 1098명으로 10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두가지 질환 모두 젊은 연령대에서 발병률이 높았다. 2021년 기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8만 289명 중 4만 6062명(51.3%)이 20~40대였다. 육류,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의 섭취 증가가 면역체계에 이상반응을 가져온다는 게 학계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면역력을 키우기 힘들 만큼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도 최근 염증성 장질환이 급증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밖에 진단기술의 발전과 조기검사가 늘면서 숨어있던 환자들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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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도 헷갈린다···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증상 비슷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직장과 대장에만 국한된다는 점에서 크론병과 다르다. 항문 바로 위인 직장에서부터 염증이 시작해 천천히 위로 올라가 S상결장, 하행결장 등으로 옮겨가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 비전형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연속 패턴을 보인다. 크론병의 주증상은 혈변이다. 염증이 직장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출혈이 동반된다. 만약 항문질환이 없는 데도 혈변이 잦다면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면역체계 이상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 없는 데다 개별 환자마다 증상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자에게 평생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정해야 한다. 증상을 듣고 대장내시경?혈액검사?조직검사 소견을 종합해 최종 진단을 내리는데 진단에만 3개월 넘게 걸리거나 드물게 크론병으로 진단 받았다가 궤양성 대장염으로 바뀌는 등 진단명이 바뀌기도 한다. 병이 깊어질수록 증상이 모호해 헷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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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치 어렵지만 꾸준한 치료로 증상 없이 일상생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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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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