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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종교계 이모저모

행복한교회 청년들이 붕어빵을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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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예배당 건축비에 조금이나마 보태기 위해 장사 시작
네 명의 청년이 주도하지만 온 교인이 나서 적극 도와
태우거나 덜 익히기 일쑤였던 초반과 달리 이제 익숙


노컷뉴스

행복한교회 김경임 목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청년들이 붕어빵을 들어 보이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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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몇 가지 간식이 있죠. 붕어빵도 그중 하나인데요, 두 개에 천 원 하는 붕어빵이 예배당 건축의 디딤돌이 되는 인천 행복한교회를 이승규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청년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길거리를 환하게 밝혀줍니다.

"여기 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머리부터 꼬리까지 가득 들어 있는 팥은 붕어빵의 맛을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청년들은 가게 인근에 위치한 '행복한교회' 교인들입니다. 청년들은 각자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붕어빵을 팔고 있는 겁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불 온도 맞추기. 처음에는 태우거나 덜 익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그래서 마음이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이들이 추운 겨울, 붕어빵을 파는 이유는 교회 건축비에 보태기 위함입니다.

김가은 청년 / 행복한교회
"사실 시작할 때는 과연 몇 명이나 사 먹을까 이런 걱정도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사람들이 와서 맛있다고 해주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이 밀어 주시는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행복한교회' 김경임 목사는 청년을 비롯한 교인들의 수고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김경임 목사 / 행복한교회
"제 마음은 청년들에게 굉장히 감사하고 힘이 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고 조금 더 능력 있고 그런 목사님을 만났다면 저들이 저 일을 하지 않았을 거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인 행복한교회는 올해 개척 20년 맞았습니다. 성탄절이면 인근 소외 이웃을 찾아 선물을 전달했고,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구제 사역에 힘쓰는 교회라고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현재 예배당으로는 수용이 힘들어졌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고 싶지만 교회 재정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헌금이 모일 때마다 조금씩 예배당 건축 부지를 구입했고, 12년 만에 매입을 완성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부지 매입을 완료했지만, 이제는 건축비 마련이 걱정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청년들은 예배당 건축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마침 교회에 있던 붕어빵 기계를 보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평소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에 적극 나섰기 때문에 교회에 붕어빵을 만드는 기계가 있을 수 있던 겁니다.

청년들은 3천만 원을 목표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1백만 원이나 벌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붕어빵이 잘 팔리면서 목표 금액을 채울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 건축비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이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보람이 있다고 말합니다. 붕어빵 장사는 청년들이 주도하지만, 김경임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도 수시로 가게를 찾아 돕고 있습니다.

행복한교회는 오는 3월 꿈에 그리던 새 예배당 건축을 시작합니다.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르지만 오직 하나님만 믿으며 전진할 계획입니다. 행복한교회는 예배당 건축을 완료하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제 사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이 하나님 나라 확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붕어빵 하나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주춧돌이 되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최내호 영상 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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