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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예술적 유방암 수술, 정승필…그는 '공감요정'이라 불린다 [닥터 후 시즌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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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Ⅱ: 환자가 뽑은 명의



■ 닥터후Ⅱ(Dr. WhoⅡ)

‘닥터후Ⅱ: 환자가 뽑은 명의’를 시작합니다. 이번엔 환자단체의 추천을 받고 의료계 검증을 거쳐 선정한 명의들입니다. 질병은 환자뿐 아니라 온 가족에게 고통입니다. 그런데 ‘가족 같은’ 의사가 돌봐주면 큰 힘이 되겠죠. 유방암 전문의,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를 소개합니다. 환우 게시판에 10년째 댓글, 그것도 최소 10줄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의사. 환자들에게 ‘공감 요정’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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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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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요정’. 최유현(51)씨는 정승필 교수를 이렇게 부른다. 최씨는 2005년 서른둘의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가슴 한쪽을 절제했다. 수술과 항암, 지독한 싸움을 잘 이겨냈다. 10년을 무사히 넘겨 사실상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3년 전쯤 다른 쪽 가슴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다.

“의사니까 병은 내가 잘 고쳐드릴게요. 나만 잘 따라오며 환자로서 열심히 살아주면 됩니다.” 정 교수가 건넨 말에 최씨는 ‘한팀’이 된 것 같았다고 했다. 최씨는 “교수님을 만나면 항상 당당하라고 한다. ‘누가 뭐라고 하면 데리고 오라’고 농담하듯 말하는데 큰 위로와 응원이 된다”며 “자존감을 살려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했다.

2019년 8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된 임모(37)씨는 정 교수에게 치료받으며 유방암과 잘 싸웠고 지난해 예쁜 딸을 출산했다. 임씨는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다 끝낸 뒤 항호르몬제를 2년 정도 먹다가 정 교수와 상의해 임신을 시도했고, 2022년 그토록 원하던 딸을 가졌다.

임씨는 “아버지가 대학병원에 입원을 많이 했는데 선생님들이 워낙 바빠서인지 불친절하거나 설명이 부족할 때가 많았다”며 “정 교수님은 언제나 신경 써서 설명해 줬다. 치료받으면서 마음이 늘 편안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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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필 교수는 틈틈이 고려대 병원 유방암 환우회(고유회) 회원들의 행사장을 찾는다. [사진 정승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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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유방암 수술을 받은 김정숙(51)씨는 서울 ‘빅5 병원’에 가려다 의사인 사촌오빠가 추천해 정 교수에게 진료를 봤다. 정 교수 특유의 편안함에 끌려 첫 진료 때 “모든 걸 믿고 맡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김씨는 “교수님을 한번 만나 보니 믿음이 가고 무엇보다 친근했다”며 “진료 때마다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맞아주듯 반갑게 대해 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들이 하나같이 명의로 추천한 정승필 교수. 그에게 ‘명의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환자 마음을 이해하는 건 단순히 친절한 것과는 분명 달라요. 환자가 사람이란 걸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환자가 많으면 어느 순간 환자가 병으로 보이거든요. 잘 치료하는 건 기본이어야 하는데 거기에만 매몰되는 거죠.”

선배들이 보는 정 교수도 환자들의 시선과 똑같았다. 신혁재 한국유방암학회 홍보이사는 “최선을 다해 수술하고 사랑으로 치료하는 명의”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환자들이 병원에 오면서 속상해서 울고, 검사받고 나서 결과를 듣고 또 운다. 암이란 게 참 힘든 질병”이라며 “치료를 잘 받아 암이 깨끗이 사라져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기도 하고 우울 증상이 몇 년 가기도 한다. 환자를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방암은 여성암 1위다. 생존율(93.8%)이 높은 편이라 고약한 암은 아니지만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 2002년 위암을 제치고 여성암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젊은 환자가 는다.

정 교수는 “40대 이하 젊은 환자가 서양과 비교해 3배 정도 많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은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평생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정 교수는 여성들에게 자가검진을 권한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날을 정해 놓고 하면 좋다”며 “젊은 여성은 생리 시작 일주일 뒤 유방이 부드러울 때 세 손가락의 끝을 젖꼭지부터 바깥쪽으로 시계 방향 원을 그리듯 만져보며 자가검진을 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유방암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이 병원 저 병원에 다니며 치료 시간을 늦추는 게 가장 어리석은 일이에요. 치료는 표준화돼 있으니 어디든 편한 위치의 병원을 찾고 신뢰할 만하고 마음 편하게 해주는 의사를 찾아서 빨리 치료받았으면 좋겠어요.”

■ 닥터후Ⅰ '명의 스토리'도 읽어보세요. 전국 유명 병원이 직접 꼽은 대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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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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