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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치솟는 선박가격 … 조선업 훈풍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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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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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발주량 감소 전망에 따른 '조선업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에도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감을 넉넉히 쌓아둔 조선사들이 선사들과의 선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어서다. 향후에도 높은 선가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선별 수주에 나선다는 국내 조선사들의 전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글로벌 신조선가지수는 181.04로 나타났다. 지난 5일 180.38로 2008년 12월 초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3~4년치 일감을 쌓아둔 조선사들이 선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선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선박 발주량은 2900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 수주량(4168CGT)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량 세계 1~3위인 국내 조선3사(삼성중공업·HD현대중공업·한화오션)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선박 수주량 세계 1위를 차지한 중국 조선사들도 넉넉한 일감을 확보하면서 업계의 협상력이 커진 것이 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가 상승은 중국 업체들도 선가를 내리며 영업하고 있지 않는다는 증거"라면서 "확보해둔 수주 물량이 그만큼 넉넉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한다는 국내 조선3사의 선별 수주 전략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가 상승이 유지되는 가운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인다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한국 조선사가 기술적 우위에 있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사들의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반년 치 일감만 따내도 선가는 낮아지기 어렵다"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정점을 지나 내려가고 있는 추세지만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등 새로운 수요가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해 시작된 국내 조선사들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수주 릴레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9~12월에 걸쳐 HD한국조선해양은 8척, 한화오션은 5척, 삼성중공업은 2척 등 총 15척의 VLAC를 수주했다. 지난해 글로벌 조선사들의 전체 VLAC 수주량(21척)의 71%에 달하는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나 내년에 암모니아 추진선이 본격 상용화될 경우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의 수요 증가로 VLAC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암모니아 운반선 시장이 급히 열리면서 한국 조선업 수주가 유지될 것"이라며 "2035년까지 연평균 20척의 VLAC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촉발된 수에즈 운하 통행 제한에 해상 운임이 급등했다는 점도 친환경 선박 발주를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운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고운임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을 이룬 해운사들이 친환경 선박에 투자할 여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중동 소재 선사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3101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LNG 운반선 2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15척, LPG 운반선 8척, VLAC 2척 등 총 27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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