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3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현안사항 제안 등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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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8일까지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후보자로부터 검증 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청년 정치인들의 행보다. 여선웅(41)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경기 분당갑을 출마지로 정해 11일 적격 판정을 받았다. 분당갑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서울 송파을 출마를 선언한 박지현(28)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적격 판정을 받았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SNS에 “민주당의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 윤석열 정권의 교만함에 철퇴를 내린다는 의미를 줄 수 있는 곳이 송파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이 지역 현역은 최근 국민의힘 당무감사에서 현역 1위를 차지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동학(42) 전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인천 중·강화·옹진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이 지역 현역은 배준영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다. 이전에도 여당 소속 안상수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지냈다. 쓰레기 문제 책을 펴내기도 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주변에 ‘쓰레기 매립지가 있는 인천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이해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2020년 4.15총선 투표일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결과 방송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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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청년 정치인들의 험지 출마는 역으로 강고한 ‘현역의 벽’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253개 지역구 중 148곳(58.5%,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제외) 현역이 민주당 소속이라, 이들과의 대결을 피해 청년들이 험지로 나섰다는 것이다. 한 청년 예비후보는 “현역 의원께 미리 찾아가 양해를 구해도 ‘버릇없는 사람’으로 찍힐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는 현역이 없는 지역구도 비례대표 의원이 선점한 곳이 많아, 신인의 선택지가 정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청년 예비후보들은 지역구 선정에 애를 먹을 때가 많다. 최근 서울 종로를 출마지로 검증을 신청해 적격 판정을 받은 권지웅(36) 전세사기 고충접수 센터장도 이런 경우다. 권 센터장은 통화에서 “출마지를 정하지 못했는데, 검증 신청을 꼭 해야 한다고 해서 종로로 접수했다”며 “종로에 출마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권 센터장은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서대문갑 출마도 검토했는데, 지난 11일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하면서 고심이 커졌다.
다만 당내에선 “청년 신인 스스로 선배들과 맞붙으려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보수 강세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떨어져도 또 도전하다 보면 지역 분위기도 바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은 “특별당규상 청년 후보자가 출마한 지역은 경선이 원칙인데, 실제 공천 과정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당규부터 철저히 지켜져야 민주당 내 청년 정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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