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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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전날 뉴시스 인터뷰에서도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나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생각해서 할 말을 하지 않으면 선거에 진다”며 “외람되지만 제2의 황교안이 된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163석을 내주고 84석으로 참패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한 위원장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이 전 대표는 특검이 아닌 이슈에서도 ‘한동훈 때리기’에 매진한다. 그는 지난 11일 YTN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숫자 ‘1992’가 크게 적힌 티셔츠를 입어 화제가 된 걸 거론하며 “롯데자이언츠가 1992년 이후 우승을 못 했다는 것이 어떤 분들한테는 조롱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부산 출신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부산도 부산의 지도자를 원하겠지만, (한 위원장은) 아마 부산 다선 의원들을 다 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안 그래도 영남 중진 분위기가 최악인데, 당 상황에 밝은 이 전 대표가 일부러 기름을 들이부었다”(재선 의원)는 평가가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찾아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를 예방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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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당사자인 한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잇따른 공격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정치는 게임과 다르다”는 취지의 취임 수락 연설을 두고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것”(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이란 해석도 나왔지만, 그게 전부였다. 한 위원장은 다음날 ‘이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나이 기준으로 갈라치기 하는 건 누군가에겐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에는 해로울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충돌을 비껴갔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10~11월에도 한 위원장의 기조는 ‘무대응’이었다. 당시 이 전 대표가 한 위원장을 “긁지 않은 복권”, “여당에 천사 같은 존재”, “군계일학” 등으로 칭하며 “정계 입문이 빠를수록 좋다”고 부채질했지만, 한 위원장은 한 번도 ‘이준석’ 이름 석 자를 입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치 신인인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총선이 임박한 때에 굳이 복잡하게 전선을 칠 필요가 없다”며 “차라리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스탠스가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은 맡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혁신당 10대 기본정책 중 첫 번째로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구조 및 방송산업의 규제 완화'를 발표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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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수층이 환영하는 ‘젊은 엘리트’ 이미지가 겹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경쟁은 필연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법대를 나온 한 위원장(1973년생)과 하버드대를 졸업한 이 전 대표(1985년생)는 소띠 띠동갑이다. 윤 실장은 “‘80년대생 목동 키즈’ 이준석과 ‘강남 8학군 X세대’ 한동훈의 경쟁은 유권자 입장에서 무척 흥미를 끄는 구도”라며 “장기적으로는 과거 YS·DJ처럼 서로 ‘윈윈’하는 경쟁자 관계가 모두에게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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