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공동 순례 첫 추진…한국판 산티아고길 모색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DMZ 공동순례 추진 |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국내 4개 종교 성직자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기원하며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약 400㎞를 순례한다.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실천불교승가회, 원불교 시민사회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2024 DMZ 생명평화순례 준비위원회'(준비위)는 내달 29일∼3월 21일까지 21박 22일 일정으로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걷겠다고 9일 발표했다.
이들 4개 종교 성직자와 단체 관계자 등 약 25명이 민족 전쟁의 상흔을 살펴보고 남북 관계 개선을 염원하며 하루 20㎞ 안팎을 걸어 전체 약 400㎞ 구간을 이동한다.
준비위는 북한이 작년 11월 9·19 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거론하며 "한반도의 온전한 평화를 향한 지난한 노력이 물거품이 돼 가는 현실을 목도한다"며 "생명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 꺼져가는 평화의 불씨를 되살리는 뒷불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분단의 선은 DMZ에만 있지 않다. 분단의 선은 우리의 이웃들의 현실이 되었다"며 이번 순례가 남북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확산하는 분단과 분열을 극복하고 상호 존중과 공존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를 지낸 이은형 신부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 여러 분쟁 지역이 있고 여러 아픔이 존재하는데 평화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발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각 종교단체 관계자, 신도, 시민들이 일부 구간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임진각, 화천토고미마을,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고성통일전망대 등 주요 거점에서 강연회와 노래 공연 등의 부대 행사를 연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4개 종교단체가 함께 DMZ 순례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비위는 이번 순례를 마치면 향후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의 종교인을 초청해 매년 순례를 추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아울러 DMZ 도보 순례 코스가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로 새롭게 평가받는 계기를 모색할 계획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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