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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사우디 가격인하로 유가 또 급락…복잡해진 정유업계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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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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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9일 3% 넘게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가격 인하를 발표한 영향이다. 중국의 수요 부진과 미국의 생산 증가 등이 맞물려 사우디가 가격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유가가 당분간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예견된 정유업계에 또 다른 변수다.

8일(현지시간) 북해 브렌트유는 2.64달러(3.4%) 하락한 배럴당 76.12달러에,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 선물은 3.04달러(4.1%) 하락한 배럴당 70.77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새해 첫주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2%대 반등했지만 다시 큰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유가 하락의 원인은 사우디였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는 아시아에 수출하는 아랍라이트크루드 가격을 배럴당 2달러 인하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의 2월 아시아 원유 공식 판매 가격(OSP)은 2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 됐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 중국의 수요가 늘지않는데다 미국의 생산이 늘어나며 사우디의 가격 인하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등 미주대륙 산유국들이 사상최대 석유 생산에 나서면서 공급이 줄어들지 않고,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 중국은 팬데믹 이후 경기부양에 실패하면서 석유수요가 줄어들어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중국과 글로벌 수요가 유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90달러 선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한 유가가 재차 떨어질 조짐이 나온 가운데 정유업계의 고심도 깊어진다. 이미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정제마진 둔화 등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업계 실적은 전분기 대비 부진이 예고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0%대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이날 사우디 가격인하에 따른 유가 하락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추후 낙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이 홍해에서 선박들을 공격하며 수에즈운하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는 하루 최대 3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샤라라 유전에서 불가항력적인 사태발생을 선언하면서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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