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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취업과 일자리

외국인 없으면 스톱…내국인 제조업 고용보험 석달째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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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경기도 안산시 산업단지. 최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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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에서 제조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극심한 인력난에 고민이 많다. 한국의 젊은 인력들이 제조업 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모자란 자리를 겨우 채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제조업보단 상대적으로 편한 서비스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껏 채용해도 가능한 빨리 사업장을 떠나려 한다”며 “갑작스럽게 인력 공백이 생겨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임원들까지 직접 생산라인에 뛰어드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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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3년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0만8000명 증가한 383만6000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다. 금속가공·식료품·자동차·기타운송장비 등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금속가공업에서만 2만6400명이 늘어났다.

하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제외하면, 내국인 제조업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만1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연속 감소세인 데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월(-1만3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내국인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전체 제조업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일종의 착시효과였던 셈이다.

이는 내국인이 제조업 취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E-9 등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대비 11만9000명 늘었다. 서비스업까지 포함한 전체 외국인 가입자도 지난해보다 13만8000명 늘어난 21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인력난이 가속화되면서 정부가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 인력을 지난해 12만명에서 올해 16만5000명으로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6만9000명)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내국인의 일자리 미스매칭(노동시장 수요-공급 불일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동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외국인보다 안정적으로 장기간 일해줄 수 있는 내국인 근로자가 더욱 필요해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들조차 제조업을 기피하고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으로 옮기려는 만큼 제조업 인력난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산단 주변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등 기업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산단과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져야 한국 산업의 중심인 제조업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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