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경제정책방향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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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주요 정책들은 상반기에 시행된다. SOC(사회간접자본)사업과 건설 투자 확대 등 단숨에 정책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들이 곳곳에 포진됐다. 공공요금 동결 기간은 상반기로 특정했고, 인구감소 지역 주택 1채를 추가로 구입하면 보유주택 수에 반영하지 않는 이른바 ‘세컨드 홈 활성화’ 대상 지역도 총선 전 발표가 유력하다. 노인일자리, 공공기관 채용확대 등 지난 정부를 비판했던 정책도 대거 담았다. 총선을 상당히 의식한 ‘포퓰리즘 경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4일 발표한 2024 경제정책방향은 골자는 민생경제 회복과 물가 안정이다. 대부분이 상반기 집행을 목표로 설계됐다. 올해 SOC 예산(26조4000억원)의 6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노인·취약계층 등 직접 일자리 지원 인원의 90%도 1분기에 채용한다. 공공요금 동결 역시 상반기에 한해 이뤄진다. 신용카드도 상반기에 쓰면 혜택이 더많다.
경기부양책의 핵심인 SOC 조기 집행은 노골적인 총선 정책으로 꼽힌다.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는 “SOC 투자를 늘리면 바로 국내총생산(GDP)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SOC는 정부가 GDP를 올릴 때 쓰는 카드”라며 “예전에는 성장 잠재력 배양을 명목으로 SOC 투자를 늘리기도 했는데, 이번 SOC 투자 확대는 시기 상 전형적인 총선용 정책”이라고 말했다.
SOC 투자 확대가 되레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경제학)는 “SOC 재정을 상반기에 65% 넘게 집행한다는데, 고물가 국면에서는 재정지출을 늘릴게 아니라 줄여서 물가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런식으로 재정을 집행하면 상품과 서비스 수요를 끌어올려서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했다.
건설 경기 부양 등 부동산 분야에 정책 역량이 과하게 집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류덕현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면 체감 경기는 조금 살아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만으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미래 혁신 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투자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민생을 앞세워 여러 경제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정책의 상당부분이 감세에 의지하고 있다. 예컨대 과일가격 인하를 위한 관세면제·인하로 1350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으로 인한 세금 감소분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기대대로 소비가 활성화되면 다행이지만 자칫하면 세수결손이 심해질 수 있다. 또 감세는 누진세 체계상 역진적인 부분이 많아 분배에도 부정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생과 같은 주요한 사회 이슈에 대한 대책이라기 보다는 신용카드 세액공제, 투자세액공제 확대처럼 대부분이 감세를 활용해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이라며 “신용카드를 많이 쓴 사람이나 이익을 많이 낸 대기업에 혜택이 큰 정책들이어서 분배나 형평성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요 대책이 상반기에 집중된 것을 두고 총선을 의식한 정책 설계라는 비판이 나오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합동브리핑에서 “경제지표 흐름을 볼 때 민생체감 측면에서 상반기가 어렵다. (총선) 정치일정과 관계없이 그런 경제흐름만 보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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