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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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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국민 눈높이 맞는 결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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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구절벽에 지나칠 정도 투자해야”

“개헌안에 인구 감소대책 명시해야”

국회의장 신년 기자간담회

경향신문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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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개헌안에 첫 번째 국가과제로 보육·교육·주택 등 인구감소 대책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니, 헌법에 명시해 지속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의장은 개헌절차법을 만들어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예고한 데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두고는 “(여야) 이견이 많이 좁혀졌고 한두 가지 의견 차이만 있다”며 “빠른시간 내에 합의안을 만들고 법안 처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해 “국민투표를 통해 정하면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저출생 대책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국민의 공감을 갖춘 정책을 규범화하는 작업”이라며 “그래야만 아이를 낳지 않는 풍토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간 저출생 정책이 실패한 원인으로 정부 때마다 정책이 바뀌고 분절됐다는 점을 꼽았다. 김 의장은 “2006년 이후 17년 간 저출생 예산으로 380조원을 투입하고 있어도 오히려 합계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감소했다”며 “실패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분절된 정책 추진이 큰 원인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구난방식 대책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것만 증명되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인구절벽의 문제를 심각한 국가위기 상황으로 상정해 장기 아젠다로 관리해야 한다”며 “긴 안목으로 최소 15년에서 20년의 시간을 갖고 보육·교육·주택 세 가지 정책의 혁신에 집중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일관된 정책수단과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오히려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렸다”며 “국가 미래를 위해 줄일 수 없는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문제에 대한 투자도 결코 다르지 않다”며 “낳기만 하면 보육·교육·주택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축소사회’라고 규정하며 이민정책 전환도 촉구했다. 김 의장은 “우선적으로 재외동포와 이민자에 대한 기존인식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오랫동안 논의해 온 재외동포의 복수 국적허용과 이민청 신설, 이민자 유치 등 이민정책을 하루라도 빨리 과감하게 풀고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기술인력을 맞춤형으로 키우고 우리나라의 기업이 똑같은 대우,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대우를 해준다면 불법체류의 문제도 해소되고 포용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개헌절차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연말 국회는 또다시 예산안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했고 선거법은 아직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앞에 송구한 마음이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와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갈수록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충분히 형성됐다”며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도 개헌의 기회를 놓치는 듯 보인다. 뼈아픈 일이지만 그래도 개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정치개혁”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남은 (21대 국회) 기간 개헌절차법은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국가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기 위해 그 과정과 절차를 규정한 개헌절차법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을 위한 상설특위를 설치해 국회의원 임기와 무관하게 개헌 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고, 국민참여회의를 구성해 공론제도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도 밝혔다.

김 의장은 선거구 획정제도 개선,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국회 예결산심사권 강화, 상임위 개편 등을 개헌을 통한 정치 개혁의 과제로 들었다. 선거구 획정제도는 획정 기한을 현행 선거일 전 1년에서 6개월로 현실화하고, 못 지키면 현행 제도로 치르도록 법에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인사청문회 제도는 직무역량과 도덕성 검증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자고 밝혔다.

김 의장은 쌍특검 법안의 정부 이송 시기를 묻자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실무적으로 준비되면 이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것에 대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인 만큼 의장인 내가 어떠한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이렇게 어려운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국민은 늘 옳은 판단을 해왔다는 게 내 경험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선 “꼭 합의 처리가 돼야 한다”며 “내가 여야 대표에게 간곡히 부탁해 이태원특별법은 이견이 많이 좁혀졌고 한두 가지 의견 차이만 있다. 어느 한쪽이 100% 만족은 못 하겠지만 70∼80%는 만족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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