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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세균총
소변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우로빌린(urobilin)이라는 색소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이 색소의 생성 과정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미국 연구팀이 수명이 다한 적혈구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 효소의 작용으로 우로빌린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대 벤틀리 홀 교수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서 우로빌린이 '빌리루빈 환원효소'라는 장내 미생물 효소가 적혈구 잔해를 분해할 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이 한 세기 넘도록 풀 못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됐다며 이 결과를 앞으로 황달과 염증성 장 질환 같은 질병을 포함한 장 건강에 대한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적혈구는 만들어진 지 6개월이 되면 수명을 다하고 분해되는데, 이때 빌리루빈(bilirubin)이라는 밝은 주황색 색소가 부산물로 생성됩니다.
빌리루빈은 보통 장으로 분비돼 배설되지만, 일부는 재흡수되거나 장내 세균에 의해 다른 분자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빌리루빈이 과도하게 재흡수되면 혈액에 빌리루빈이 축적되면서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에서 빌리루빈을 무색의 부산물인 우로빌리노겐(urobilinogen)으로 전환하는 빌리루빈 환원효소(bilirubin reductase)를 찾아냈습니다.
홀 박사는 "빌리루빈은 우로빌리노겐으로 전환된 다음 소변이 노란색을 띠게 만드는 우로빌린으로 자연 분해된다"며 "빌리루빈 환원효소 발견으로 소변의 노란색 뒤에 숨겨진 미스터리가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소변 색깔에 관한 과학적 수수께끼를 푸는 것 외에도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은 거의 모두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가지고 있지만 신생아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종종 이 효소가 없는 경우가 있다며 빌리루빈 환원효소의 부재가 유아 황달과 색소성 담석 형성을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장내 미생물은 황달과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알레르기, 관절염, 건선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다며 이번 발견으로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홀 박사는 "소변의 색깔이라는 일상적인 생물학적 현상이 이렇게 오랫동안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고 이를 풀게 돼 기쁘다"며 "이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매우 중요한 또 다른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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