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77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4조3834억원)보다 5.97%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가 5조267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기본적으로 통신 3사의 투자비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5G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됐음에도 5G 서비스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2022년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지난해 5월 SK텔레콤까지 “수익성이 없다”며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을 반납, 기지국 구축에 대한 투자 부담이 사라진 상황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들이 5G 네트워크를 확장하기보다 유지보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설비투자(CAPEX)가 추가적으로 늘지 않을 것”이라며 “성숙기에 진입한 5G 서비스는 올해 중 보급률 71%를 웃돌 것”이라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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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통신 업계가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 주도 하에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지며 중저가 5G 요금제가 확대되고, 5G 단말기로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사용이 가능해져 가입자당 평균매출(APRU)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규제, 거시 상황 모두 통신업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알뜰폰 사업자 육성 정책 차원에서 향후 통신 3사의 알뜰폰 점유율 규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 수장들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탈통신에 속도 낼 것을 주문하며 디지털전환, AI(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한 것도 기존 통신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사의 영업이익률이 과거 20% 전후를 기록한 것과 달리 현재는 5~8% 수준이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통신 3사는 기존 통신사업에 추가 투자보다 기존 설비로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5G에 대해 기본적인 투자만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통신 3사가 인허가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망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는 “통신 3사가 사실상 과점형태를 이루며 5G에 대한 망 고도화 투자가 부족한 상황인데, 정부도 6G(6세대 이동통신)를 앞둔 2~3년 내 망 경쟁이 이뤄질 수 있게 인센티브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여전히 5G가 잘 안 터지는 지역이 많고, 비싼 요금을 내고도 통신망이 LTE로 잡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통신 3사가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투자를 하는 모습은 아니다”라며 “통신 3사가 비통신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통신의 기본인 인프라에 대한 소비자 만족이 전제돼야 AI, 플랫폼, 디지털 신사업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불만은 결국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통신 요금 인하 요구로 이어진다”라고 덧붙였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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