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硏, 저출생·부동산 분석
다자녀 기준을 2자녀로 세워
주택 특공·교육비 면제 필요
다자녀 기준을 2자녀로 세워
주택 특공·교육비 면제 필요
지난해 주민등록기준 출생등록이 총 23만5천39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출생등록은 1만6천명대로 떨어져 9월 기록한 역대 월 출생등록 최저치를 경신했다. 3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등록기준 지역별 출생등록은 총 23만5천39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2024.01.03 [사진 = 이충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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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전 결혼해 5살·7살 두 딸을 둔 황모 씨(43)는 영어유치원(영어학원 유치·초등부)에 자녀를 모두 보내느라 허리가 휜다. 신혼집을 전세로 구한 뒤 차곡차곡 돈을 모아 대출은 거의 갚았지만 아이들 유치원비가 비싸 요즘은 다른 생활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A씨는 “첫 아이가 영어유치원을 가다보니 둘째 아이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벌써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첫 자녀를 낳을 땐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둘째 아이부턴 사교육비 영향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아이 출생 가구에 부동산 공급 혜택뿐 아니라 교육비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3일 국토연구원은 ‘저출생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는 전국 1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지난 2022년까지 시계열 부동산 가격과 사교육비 데이터를 토대로 진행됐다.
그 결과 첫 자녀 출생은 주택 매매·전셋값 같은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둘째 이상 자녀 출생부터 주거비 부담의 영향은 줄어들고 사교육비 영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자녀의 출생률 기여도는 주택 가격(매매 가격과 전셋값 기여도 합산)이 30.4%, 사교육비는 5.5%로 분석됐다. 반면 둘째 자녀 출생률 기여도는 주택 가격이 28.7%로 줄어든 대신 사교육비는 9.1%로 상승했다. 셋째 자녀의 출생률 기여도는 주택 가격이 27.5%로 더 감소하고 사교육비가 14.3%로 두 자릿수 영향을 끼쳤다.
모든 자녀 출생에 주택 가격 영향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첫째와 둘째 자녀는 초등학교 사교육비, 셋째 자녀 이상은 중·고등학교 사교육비가 출생률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출생률 하락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상승 충격 때 첫째와 둘째 자녀 출생률은 1990년대엔 약 10개월의 시차를 두고 감소했지만 점점 반응 시차가 빨라지고 반응 크기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주택·부동산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합계출생률이 1명도 채 되지 않는 한국(2022년 0.78명)이 집중해야 할 정책은 셋째 자녀 이상의 출생 유도가 아니라 첫째와 둘째 자녀 출생 장려이며 정책 내용은 이들 자녀 출생의 장애 요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 자녀 출생을 늘려 합계출생률 1명대를 회복하고 둘째 자녀 출생 유도로 중·장기적 인구 대체 수준인 합계출생률 2.1명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첫 자녀 출생을 늘리려면 무주택 (예비) 유자녀 가구에 대해 추가 청약가점을 부여하고 생애주기를 고려한 주택 취득세 면제 도입, 특별공급 주택 물량 확대 등을 통한 주택 취득 기회 강화,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주택 분양, 거주 주택 마련 목적의 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범위 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봤다.
둘째 자녀 출생 확대엔 다자녀 기준을 3자녀가 아닌 2자녀로 현실화하고 2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 주택 물량 확대, 해당 물량의 연면적 상향, 2자녀부터 교육비 지원, 주거와 자녀 양육을 함께할 수 있는 육아친화 마을 조성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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