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위한 몸-마음 건강 조언
근육운동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생수병으로 5세트씩 시작
나-타인의 실수, 다독이고 용서를… 재충전 시간 가져 마음 건강 지켜야
장내 세균총 균형, 면역에 큰 영향… 양파-오트밀 등 건강한 먹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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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해인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포함시키는 사람이 많은데, 막상 건강을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고민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몸건강 마음건강 전도사’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와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말라’의 저자 유은정 서초좋은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구독자 56만 명의 유튜버인 ‘국민 주치의’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에게 올해 건강을 위해 꼭 챙겨야 할 것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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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근육 강화(머슬·muscle), 마음건강 챙기기(마인드·mind), 먹는 것(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등 3M과 관련된 것을 실천해 보라”고 입을 모았다. 이것만 꾸준히 실천해도 10년은 더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 과하지 않은 운동이 근력과 근비대를 향상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올해를 근육 성장을 위한 첫해로 설정하고 실천 가능한 목표를 잡아 보자. 운동을 할 때 강도가 약하면 효과가 없고 과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부상을 피할 수 있는 안전구간에서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한다.
고중량 저반복 운동은 근력을 키우고, 저중량 고반복은 근지구력을 향상시킨다. 이들의 중간이라면 근비대(근육의 크기)가 우세해진다. 근육 운동은 10회 반복, 5세트를 기본으로 하되 점진적으로 무게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 통상 10회 반복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는 근력과 근비대를 동시에 향상시키며 안전구간에서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등과 허벅지, 엉덩이 등 큰 근육은 근력을 키우고 어깨, 무릎 주위 등 기능성 근육은 관절 가동 범위를 잘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 큰 근육과 기능성 근육 운동을 병행할 경우 처음에는 2분할 운동법을 추천한다. 먼저 하체와 엉덩이 근력 운동인 스쾃, 런지, 레그익스텐션(앉아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운동) 등을 한 후 어깨 및 흉근 근력 강화를 위해 팔굽혀펴기 등을 하는 것이다. 생수통을 이용해 집에서 각각 5세트씩 해보자. 자신감이 생기면 헬스장에 나가 운동 강도를 높이면 된다.
근육 성장에는 적절한 영양 섭취도 필수적이다. 흔히 운동할 때 탄수화물과 단백질 공급을 잊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에 피로가 증가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근육이 성장하지 않을 수 있다. 운동하기 전과 중간에 간단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게 좋다. 운동 후 30분 내에는 추가 영양 공급을 권장한다. 늦어도 운동 후 2, 3시간 이내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몸무게 70kg 성인의 경우 운동을 마치고 탄수화물 40g, 단백질 20g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육 운동은 일종의 담금질”이라며 “근육을 키우려면 제대로 먹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영양’이 패키지가 될 수 있도록 음식과 보충제 등으로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마음건강, 관계 속 상처 지우는 멘털 피트니스
(유은정 서초좋은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20여 년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인간관계에서 타인에게 잘해주려고 억지로 노력할 때 상처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방법 3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타인이 당신과 똑같은 생각과 마음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사장과 직원, 고객과 판매자, 어머니와 며느리는 반대편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둘째,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연습해 보자. “다른 사람들은 달리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까지도 미리 예상해 본다. 당신이 다른 의견을 냈다고 다른 사람들이 여기에 모두 동의해야 하는 건 아니다.
셋째, 타인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상처도 없다. 당신과 달리 생각하는 사람이 당신처럼 생각하길 바라선 안 된다.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기대를 안 한다면 타인의 반응이 기대와 다르다고 해서 화를 낼 필요가 없어진다.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강한 정신력을 키우는 ‘멘털 피트니스’도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는 발상의 전환이다. 타인이 작은 실수를 했을 때 ‘그럴 수도 있지’라며 쉽게 넘기는 걸 권장한다. 자신이 피치 못할 실수를 저질렀을 때도 자신을 질책하기보다 다독이고 용서하는 게 좋다. 부모의 안 좋은 모습을 봤을 때 비난하기보다는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사고의 관점을 바꾸면 매사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나와 타인의 다른 모습도 어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아니다’라고 분명히 거절하거나 ‘내 생각은 이렇다’라며 확실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루 일정을 비우고 자신을 재충전하는 ‘블록 데이’를 마련하고 자신의 성격 장단점을 적으며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도 좋다. 또 작은 성공 경험을 매일 축적해 보자. 매일 운동해 근육을 키우듯 마음의 근육도 점차 단단해질 것이다.
●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뜻한다. 유산균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장속에 존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와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질병, 건강, 수명 등에 큰 영향을 끼친다.
튼튼한 장내 세균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감염질환을 막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대로 건강하지 못한 장내 세균총 때문에 암 등 질병에 걸리거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조화를 이룰 때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할 수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균형을 이루려면 건강한 수면과 휴식,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인체에 이로운 균인 ‘프로바이오틱스’도 잘 활동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프리바이오틱스’라는 먹이를 먹고 산다. 건강한 먹거리에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하다. 호두, 다크초콜릿, 양파, 오트밀, 렌틸콩, 부추, 사과 등이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런 음식을 섭취하면 장내 세균은 단쇄지방산(SCFA)이라는 대사 산물을 만든다. 이 물질은 면역력을 키우고 림프구를 안정시키며 인슐린을 보호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돕는 음식과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길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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