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교육청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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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교육청이 교육 행정 부조리와 교육계의 위법 부당 행위를 없애기 위해 각종 신고 센터를 설치했지만 상당수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단 한 건도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신고 센터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은 2020~2023년 광주시교육청 직속 11개 신고 센터의 신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 건의 신고도 접수되지 않은 신고 센터가 6곳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신고 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신고 센터, 학교운동부 폭력 및 고충 신고 센터, 학교 급식 비리 신고 센터, 성적 관련 민원 센터, 방과후학교 청렴 신고 센터, 학교발전기금 부당 조성 신고 센터다.
이밖에 예산 낭비 신고 센터, 성희롱·성폭력 신고 센터, 수능 부정행위 온라인 신고 센터, 사교육 불법 운영 고발 센터엔 연간 10건도 안 되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이들 신고 센터는 접수된 내용이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자체 종결하기 일쑤였다. 실제 예산 낭비 신고 센터가 2020~2023년 신고된 5건 중 '타당한 신고'라고 판단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이런 수치만 놓고 보면 광주 교육계에 불법 행위가 근절돼 가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시선을 돌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부패·공익 신고 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엔 같은 기간 한 해에 89~122건의 부패·갑질 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상당수 건에 대해 감사(조사)가 이뤄졌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 기관 종합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중 가장 낮은 4등급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모임은 신고 실적이 미비한 원인으로 피해 당사자 등이 실명 신고에 따른 부담이 큰 데다, 신고에 따른 적절한 보상도 없다는 점을 꼽았다. 광주시교육청은 공익제보자 신고 포상금을 연간 2,000만 원을 책정해 놓고 있지만 실제 지급된 포상금은 한 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지금처럼 광주시교육청의 신고 센터 운영 방식이 지속된다면 시민들 사이에 '어차피 신고해 봤자 바뀌는 건 없다'는 인식이 퍼져 신고 행위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신고 센터 홍보, 신고 포상금 확대 등 행정 지원은 물론 신고 센터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 등 다양한 신고 창구를 마련하고, 신고 검토의 전문성을 확립하는 등 신고 센터 운영을 좀 더 체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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