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합계출산율 1.38명 밑으로
저소득국가임에도 출산율 낮아
통일돼도 인구증가 기대 어려워
저소득국가임에도 출산율 낮아
통일돼도 인구증가 기대 어려워
평양 대성구역 룡흥2유치원 원생들이 ‘꼭 지키자요’라는 주제로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무용공연을 펼치는 모습. [사진 = 조선중앙TV] |
북한의 합계출산율이 초저출산 수준의 1.38명까지 떨어졌으며,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감소세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보이는 가운데 남북통일에 따른 인구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주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연구위원 등이 최근 내놓은 ‘북한 이탈주민을 통해 본 북한 출산율 하락 추세와 남북한 인구통합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출산율은 2010년대 1.38명으로 집계됐다. 출산율은 1990년대 1.91명, 2000년대 1.59명 등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2019년 이전 탈북한 북한이탈주민의 친척·지인 1137명을 설문 조사했다.
한은에 따르면 북한의 출산율은 1990년대부터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인 2.1명을 밑돌기 시작했다. 또 평양과 지방 시·군 지역 모두에서 하락 폭이 비슷하게 나타나 저출산 현상이 보편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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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출산율이 하락한 원인으로 평양 등 도시지역의 개인주의 대두, 주택문제 심화 등의 만혼화, 여성의 시장활동 증가, 1970~1980년대 노동력 공급증대 정책의 영향 등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북한은 저소득국가임에도 합계출산율이 낮은 매우 이례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북한의 유소년 인구가 계속 줄고 생산가능인구도 감소로 전환해 2030년까지 총 인구는 0.2% 줄어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만약 남북이 통일되더라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감소나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를 축소·지연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인구 증가로 얻게 되는 일명 ‘인구 보너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저출산이 한국 국방력의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외신의 관측도 제기됐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은 세계 최저출산을 기록하는 한국이 서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충분한 군인 수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경계하기 위해 약 50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성 1인당 0.78명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인구 셈법’이 한국의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군 기술 첨단화를 통한 국방력 유지·강화를 꾀하고 있지만, 병력은 국방력 유지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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