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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는 전혀 다른 혁명, 파괴적 혁신·융합 경험할 것…AI기술 권력화 현상, 정책·법제화 통해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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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KAIST 총장 신년인터뷰

기술·자본 가진 한국 시장만 개척하면 AI강국

기술자립 위해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식 전환 필요

과거 자동차·조선업 이상의 적극적인 투자 중요

AI기술로 인해 새로 생성될 일자리는 무궁무진

KAIST 모든 학과·분야서 AI활용 연구성과 도출

해외교육연구기관과 협력으로 주도권 확보 박차

헤럴드경제

이광형 KAIST 총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거꾸로 붙어 있는 세계 지도를 가리키고 있다. 이 총장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TV도 거꾸로 봐, 일명 ‘괴짜 총장’으로 불린다.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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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즉제인(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남을 앞설 수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이 제시한 인공지능(AI) 미래 전략은 한마디로 ‘정공법’이다. 선진 국가의 기술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늦지 않게 우리만의 독자적인 AI를 구축하는 ‘정면 돌파’가 최선이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이 총장은 AI를 바라보는 접근법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AI는 단순한 기술이나 소프트웨어(SW)가 아닌, 국가이고 문화면서 역사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AI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봤다. 정부도 40년 전 자동차, 조선 산업에 투자했던 것처럼 AI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AI가 가져온 일련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AI를 통해 새로운 과학적 방법으로, 전 학문 분야에서 파괴적인 혁신과 융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우리는 왜 AI를 알고 배워야 하는가?

▶챗GPT 출연으로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사실 AI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ARS 시스템이나 쇼핑몰의 맞춤형 추천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AI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이미 AI에 익숙했던 셈이다. 특히 연구 분야에서는 AI는 오랫동안 어려운 문제에 돌파구를 제시해 왔다. 최근 생성형 AI는 그 기반이 언어 모델이다. 인간의 언어를 해석해서 받아들이고, 처리 결과를 인간의 언어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절차가 없어도 누구나 일상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AI가 법률, 의료, 창작과 같은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해서 결국에는 경제적, 문화적 활동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연구자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AI에 관한 이해가 필요해질 것이다.

-인간과 AI가 함께 할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AI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AI로 인해 새로운 문제도 나올 것이다. 예컨대, AI 활용에 따라 일자리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수도 있고, AI가 연구자들도 예상치 못한 오류를 초래하거나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AI를 얼마나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는가가 중요해졌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이슈에 대비해 AI가 미치는 파장과 사회적 과제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AI가 궁극적으로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국가별 AI 기술 경쟁은 어떻게 보시는지

▶AI의 발달이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이 ‘초거대AI’를 국가적 과제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몇몇 빅테크 기업과 미국, 중국과 같은 초강대국이 초거대AI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기술 종속이 심화될 수 있다. AI 기술 종속은 곧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AI 시스템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AI 기술 자립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독자적인 AI를 개발하느라 고생할 것 없이 이미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춘 외국의 우수한 AI를 사용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의 AI를 기반으로 산업과 사회의 인프라를 구축하면 이에 종속돼 외국 AI 기업에 끌려 다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AI 자립이 필요하다. 비용과 노력이 더 들고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나라의 AI를 사용하기보다 독자 AI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도 AI를 국가 기간 산업으로 인식하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AI 분야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과거 40년 전 조선·자동차 산업을 키우고 현재 반도체를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AI 기술 경쟁에서 염두해야 할 게 있다면

▶AI는 일개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학문이자 방법론이다. 자연과학, 공학, 사회과학 등 전 학문 분야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론으로 파괴적인 혁신을 경험하고 융합될 것이다. 이미 제약이나 소재 분야에서는 AI가 해당 분야의 룰을 바꾸며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컴퓨터 분야로 좁혀 얘기해 보면 몇 십 년 후에는 컴퓨터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AI로 통합되거나 아예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AI 분야에서의 경쟁은 단지 한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미래의 학문 모두와 사회 전체의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기 때문이다. 멀리 내다보고 AI를 통해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을 망라한 학문 전 분야에 걸친 혁신 (AI for Science)을 이끌어서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서야 한다.

-독자적 AI 시스템 보유 가능한 나라로 미국, 중국, 한국을 꼽았는데 이유는?

▶AI 시스템에 개발에는 AI 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풀, 데이터 수집 및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인프라가 필요한데, 세 나라가 특히 이 요소들에 대해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탑티어 학회에 참가하면 해당 국가들의 참여율이 높은데, 해당 네트워크와 커뮤니티 활성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주와 유럽을 아우르는 미국, 중화권을 아우르는 중국 두 진영이 독자적인 AI를 구축할 것이다. 이 두 진영의 영역 외에 한국의 활동 공간이 존재할 것이다. 우리도 AI의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과 문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아랍권을 묶어 새로운 진영을 만드는 것이다.

- 한국이 AI 강국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국은 초거대AI를 보유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우선 세계적인 수준의 AI 기술력을 보유했다. 또한 AI 시스템에 필요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자본도 양호하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을 뒷받침할 전력 시스템도 충실하다. 다만 산업을 뒷받침할 시장이 충분하지는 않다. 미국과 중국의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최소 5억 명 이상의 시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어 사용자만으로는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중국 AI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국가들에서 시장을 차지하고 세력을 키워 훗날을 도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삼국지 속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내놓은 ‘천하삼분지계’와 같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인도,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하면 한국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서로 보완한다면 제3의 AI 생태계를 구축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국가들을 존중하며 기술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야 한다.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로 여겨지지 않기에 이러한 수평적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데 오히려 적합하다. 꿈같은 일이 아니다. 지원과 노력 여하에 달렸다. 이미 그런 사례도 있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라인이 그렇다.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지리, 문화적 친연성이 있는 이들 나라를 기반으로 우리 AI 발전과 확장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래 AI 분야에서 중국의 공세가 거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강점은 무엇인가?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은 막대한 자본력과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지난해 3조 위안, 우리 돈으로 546조 원에 달한다. 그 중 AI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도 AI 기술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이와 함께 15억을 오가는 거대한 중화권 시장도 강점이다. AI 분야에서 시장의 크기는 단지 더 많은 매출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대 AI의 기반 알고리즘인 기계학습의 특성상 데이터의 양이 곧 AI의 성능을 의미한다. 시장이 크면 그만큼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므로 AI 기술 발전도 빨라진다. 특히 대형언어모델 기반 인공지능은 언어데이터를 활용하므로 같은 계열의 언어를 사용하는 비영어 화자가 10억 이상을 헤아린다는 점은 대체하기 어려운 강점이다.

- AI분야에서 특히 우리가 경쟁력 있게 키워야 할 분야가 있다면

▶우리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했다. 따라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AI 반도체 등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가 제안한 기술이 세계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는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국제 관계에 대한 통찰, 외교적 감각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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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KAIST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생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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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AI에 뒤쳐졌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오늘날의 생성형 AI는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이 대중문화 강국으로 성장한 만큼, 문화적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한국 AI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BTS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협력한 보이스웨어와 같은 기술이 소소하지만 관심을 끄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의 양으로 승부하기는 어려운 만큼,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목적에 맞게 특화하는 역량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이를 적절히 분류하고 추출해서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유의미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여러 곳에서 연구 중인 ‘소형 모델’도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AI의 발달이 가져올 미래는 무한 장밋빛이기도 하지만 AI 위험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고민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생성형 AI는 짧은 시간에 방대한 양의 정보를 생성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데 사용된다면 사회적 신뢰 기반이 무너져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AI는 잘못 사용되면 파괴적이기에 AI의 위험성을 다루는 국제적 흐름이 최근 생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UN의 자문기구인 AI안전서밋(AI Safety Summit)이 있으며, 우리나라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대형언어모델은 아직도 그 작동 방식이 세세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생성형 AI는 학습 과정에서 예정하지 않은 창발적 결과물을 수시로 내놓는다. 이는 AI의 성능이 높다는 근거가 될 수도 있겠지만, AI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대상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AI 연구와 활용에 어느 정도 규범과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또 다른 위험은 AI가 소수의 기업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속성상 이익 추구를 위해 공익을 거스르기도 하므로 권력 독점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 AI 발달로 미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는 AI 발전으로 운전자, 농부, 출판 관련자, 계산원 등 현재 직업의 약 47%가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AI의 발전으로 지구상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지만 AI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국가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AI 선진국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후진국은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카메라, 네비게이션, 녹음기 등이 사양산업이 되면서 수십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오히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관련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서비스 산업이 커지면서 일자리가 더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AI 때문에 없어질 직업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AI로 인해 새로 생성될 일자리는 무궁무진할 것임에 틀림없다.

-AI 디지털 규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AI 규제는 후발주자인 나라에서는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규제는 염두해두고 큰 플랫폼에 적용하되 새로운 신생 기업이 꾸준히 나와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빈 공간, 즉 ‘샌드박스’를 주어야 한다.

창발성에서 유래하는 위험성은 AI의 원리를 더 이해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최근 ‘설명 가능한 AI’ 연구가 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규제를 잘못 적용할 경우 이러한 종류의 연구까지 저해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자문이 필요하다.

AI 기술이 권력화되는 현상은 정책과 법제화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 인류는 비슷한 사례를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자본주의 형성 과정에서 이미 경험했다. 자유방임적인 정책으로 소수 기업에 자본이 집중되고 공익과 어긋나는 여러 폐해가 발생했지만, 이로부터 교훈을 얻어 이후에는 정책과 법안이 정교해지면서 시장경제가 급격히 발전했다. 이러한 경험이 AI에서도 반복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인류가 늘 그러했듯, 방법을 찾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정책적으로 보완될 부분이 있다면

▶현재 정책들은 단발성 정책이 많다. 단발성 정책은 국내 AI 시장이 형성되는 데는 기여했을지 몰라도 AI 모델 구축과 같은 장기적인 과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충분한 기술적 검토를 거쳐 정책을 고도화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기술을 내놓고, 기업을 만드는 전반부 주기에만 집중하기보다 기술의 후행주기까지 아우르는 장기 프로세스를 뒷받침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의료 분야에서도 정책을 수립할 때 세심한 고찰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는 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 의료 분야 AI 서비스 인증 체계는 이에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다. 특정한 목적이 정의된 AI 모델에 대한 인증 절차는 잘 정리됐지만 일반적 상황에 활용 가능한 생성형 AI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인증 제도가 없다. 이는 정책의 부재라기 보다는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의견 수렴이 미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연구자들과 많은 소통을 통해 정부의 정책 입안에서부터 실행까지 기술적인 발전에 상응하는 대책이 마련되면 좋겠다.

헤럴드경제

KAIST 대전 본원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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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구개발을 위해 KAIST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KAIST의 모든 학과에서 AI가 중요하다.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인문사회융합, 경영 등 KAIST 내에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AI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AI 자체에 관한 기술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AI를 다루는 이유는 현대 AI 연구의 주류가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연구하고 이로부터 다양한 문제에 특화된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AI 연구개발 관련 해외와의 협력도 중요해 보인다.

▶독자적인 AI 시스템을 보유해 AI 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외교적 지원이 필요하다. KAIST는 구글 AI,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등 여러 세계적인 교육연구기관과 연구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교수들이 국제공동 연구에 함께 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차미영 교수처럼 막스플랑크 연구소 소장 등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요직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AI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과 뉴욕캠퍼스 설립 등에도 큰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의학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이 대전환을 맞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그 열쇠가 바로 의료기술 개발에 앞장설 의사과학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는 연구중심 의대가 없어서 의사과학자의 공급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KAIST는 2004년부터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하여 의사과학자를 양성해 왔다. 현재까지 184명의 ‘MD-Ph.D’가 KAIST를 거쳐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바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이다. 과기의전원은 공학 기반의 의사공학자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MD-데이터공학자, AI전문가, 전자공학자, 신약개발자 등 미래의 바이오헬스 산업의 전문가를 배출하여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을 선도할 것이다. 이미 상당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만큼 빠른 시기에 의대 정원을 배정 받아 개교하기를 희망한다.

뉴욕대학교(NYU)와의 협력은 조인트 캠퍼스를 중심으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KAIST-뉴욕캠퍼스는 AI와 디지털을 기반으로 바이오의료 AI, 녹색 AI, 로보틱스 AI, 양자 AI, 스마트시티 AI 등 9개 분야에서 중장기 국제 공동 연구 기획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4년부터는 연구 분야를 13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구본혁·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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