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케이브하우스에서 열린 서울시의 청년 창업 지원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지역 특산물로 만든 피로회복제를 맛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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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조모(24)씨는 대학 시절에만 4번 창업을 했다. 학과 굿즈(기념품), 여성용 노브라 티셔츠, 패션잡지, 반려동물 용품 판매까지…. 모두 사업자 등록을 내고 한 정식 창업이다. 다양한 투자 유치대회에 나가서 투자금을 끌어왔고, 물류 창고가 없어 학교 시설을 빌리기도 했다. 조씨는 “성적이 좋고 각종 경험이 많아도 회사에 취업하거나 로스쿨에 진학하는 대신,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이란 공식에서 벗어난 청년이 늘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청년 인구가 줄며 취업자 수도 감소세지만, 오히려 창업자 수는 늘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412만5000개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2%(7000개) 늘었다. 연 매출은 1년 전보다 4%(900만원) 늘어난 2억3400만원, 영업이익은 10.1%(300만원) 늘어난 3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다소 회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에서 주목할 점은 연령대다. 사업체 대표자 연령별로 봤을 때 30대가 1년 전보다 3.1%(2만1000개) 늘어났다. 이어 20대 이하(1.6%, 3000개), 40대(0.1%, 1000개) 순이었다. 반면 60대 이상(-1.5%, -1만3000개), 50대(-0.4%, -6000개)는 줄었다. 청년층으로 분류되는 2040 ‘사장님’이 늘어난 동안 5060 사장님은 줄었다는 의미다. 저출산·고령화로 20~40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증가세다.
이번 통계는 취업자 수를 집계하는 고용동향과도 흐름이 다르다.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2000명 줄어든 62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았다. 15~29세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6만7000명 줄어 13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29만1000명, 50대는 3만6000명 각각 늘었다.
취업자 수는 인구 흐름과 비슷하다. 11월 15∼29세 청년층 인구는 1년 전보다 17만8000명 줄었다. 30대는 7만6000명, 40대는 13만9000명 각각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는 9000명, 60세 이상은 50만9000명 각각 늘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저출산에 따라 청년 인구가 줄어든 영향으로 청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플랫폼 산업의 발달로 과거 대비 자본을 적게 들이고도 창업할 기회가 넓어졌다”며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을 하는 중장년 소상공인이 많지만, 점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서비스 창업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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