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서명 절차 남아
외교위원장 "본회의 표결까지 오래 걸릴 것"
2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회는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0월23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한 지 2개월 만이다.
2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회가 소집돼 푸아트 옥타이 외교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외교위원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해 본회의에 넘겼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랫동안 군사적 중립 노선을 지켜 온 스웨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충격을 받아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이웃나라 핀란드도 함께했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려면 기존 회원국 전부가 동의해야 하는 만장일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이 조건을 충족해 지난 4월 나토에 가입했다. 반면 스웨덴은 나토 31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 두 나라가 가입안을 비준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가입 절차가 진행 중이다.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의회 본회의 통과가 필수인데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할 본회의가 언제 소집될 것인지부터 불투명하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4년도 예산안 등 의회가 심사해야 할 안건이 쌓여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푸아트 옥타이 의회 외교위원장도 본회의 가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이 외교위원회에서 가결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회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신속히 의결될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 의장이 본회의 표결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타이 위원장은 에르도안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2018년 7월∼2023년 6월 재임)을 지낸 튀르키예 정계의 실력자인 만큼 그의 발언은 상당한 무게를 지니는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선 튀르키예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막판까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카드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튀르키예는 공군력 증강을 위해 미국산 신형 F-16 전투기를 수입하고 싶어한다. 미국의 경우 행정부는 F-16 전투기의 튀르키예 수출에 동의하지만 의회에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몇몇 의원들이 소수민족 탄압 의혹 등 튀르키예의 인권 실태를 들어 “미국이 튀르키예에 전투기를 판매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우리한테 F-16 전투기를 수출해야 우리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할 수 있다’는 속내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