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입문 배경의 순수성 강조
셀프공천 논란 피해갈 수 있어
개혁 공천 드라이브 명분도 확보
한 위원장은 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일까. 정계 입문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셀프공천 등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을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총선에 '다걸기'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향후 누구도 공천 과정에서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장 발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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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취임 연설 서두에 과거 학창 시절 장래 희망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며 "뭐가 되고 싶은 게 없었지만 대신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면서 "좋은 나라 만드는데, 동료 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지금까지 그 마음으로 살았고, 그리고 지금은 더욱 그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좋은 나라, 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 것이 정계에 입문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며 시종일관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자신의 목표가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저지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한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는 셀프공천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활약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셀프 공천 논란이 불거지면서, 급격히 리더십이 흔들리는 일을 겪기도 했다. 애초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이런 리더십 혼선을 막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보다 강도 높은 개혁 공천의 명분도 쥘 수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강도 높은 공천 쇄신이 요구되는데,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순간부터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고 타협책을 찾아야 한다. 불출마 선언을 통해 공천을 둘러싼 타협 등의 여지를 없앴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쇄신 바람이 불 가능성이 커졌다.
험지에 출마해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거나 비례대표로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등의 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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