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의결·대통령 서명 절차 남아
"튀르키예 따른다"던 헝가리 주목
지난 7월 1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튀르키예 대통령과 울프 크리스테르손(오른쪽) 스웨덴 총리가 양국 정상 간 회동을 한 뒤 기자회견 중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빌뉴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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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안이 튀르키예 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통과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회는 4시간가량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비준안을 가결했다. 비준안은 의회 본회의 의결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서명을 거쳐 최종 발효된다.
이로써 스웨덴은 나토 가입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군사 중립국이던 스웨덴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같은 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올해 4월 나토에 합류한 반면,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로 가입이 지연됐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스웨덴이 옹호한다고 보고 있다. 나토 가입은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입장을 바꿨다. 튀르키예의 숙원 사업인 미국산 F-16 전투기 구매를 미국이 허용한 게 주요 동력을 제공했다. 스웨덴도 PKK를 지원하지 않는 동시에,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10월에서야 의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한 탓에 후속 절차가 미뤄져 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표결 결과를 환영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에 ‘최종 비준까지 남은 절차를 신속히 이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이터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비준안이 본회의에서도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장은 “의회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빠르게 의결될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로써 스웨덴의 나토 합류 여부를 좌우할 최종 변수는 헝가리가 됐다. 헝가리는 나토 내 거의 유일한 친(親)러시아 국가다. EU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가입에 반대하고 500억 유로(약 71조 원) 규모 지원안도 부결시켰다. 러시아가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AP통신은 “헝가리는 그간 튀르키예보다 먼저 스웨덴의 나토 합류 문제를 매듭 짓겠다고 공언해 왔다”며 “(튀르키예 수도인) 앙카라의 비준 움직임은 헝가리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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