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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길 나서기 두렵다” 잇단 흉악범죄… 2만명 피로 물든 중동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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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선정 2023 10대 뉴스]

국내


[1] 사회 불안 떨게 한 무차별 흉악범죄

동아일보

“천국에선…” 신림역 희생자 추모 메시지 올 7, 8월 수도권 곳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흉악 범죄가 이어져 사회가 불안에 떨었다.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조선의 범행으로 숨진 희생자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포스트잇과 꽃을 가져다 둔 모습.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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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가 이어지면서 사회가 불안에 떨었다. 7월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두른 조선(33)은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8월 초에는 최원종(22)이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와 차량 난동을 벌여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고 특공대와 장갑차를 시내에 배치했다. 온라인에 ‘살인 예고글’을 게시한 혐의로 200명 넘게 검거하기도 했다.

[2] 839일 만에 굿바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였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1월 30일 의료기관과 대중교통 등 일부를 제외하고 해제됐다. 2020년 10월 13일 전국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839일 만이다. 3월부터는 대중교통 내부, 6월부턴 동네 병원과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고,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도 사라졌다. 큰 병원과 요양원 등 감염 취약 시설에선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한다.

[3] 새만금 잼버리 파행… 정치권은 네 탓 책임 공방

동아일보

잼버리 조기 퇴영하는 해외 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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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세계 각국에서 약 4만3000명이 모인 메가 이벤트였지만 준비 부족으로 초반부터 파행 운영됐다. 미흡한 폭염 대책과 화장실 등 인프라 부족, 위생 불량이 겹쳐 쓰러지는 청소년들이 속출하자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영국 등 일부 대표단이 조기 퇴영했고 태풍까지 겹치면서 결국 전원 철수가 결정됐다. 정치권은 이후 부실 운영 책임을 놓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4] 전세사기 전국 확산… 특별법에도 피해 이어져

지난해 말 불거진 전세사기가 올해 전국적으로 본격 확산됐다. 전세사기로 목숨을 잃는 사람까지 잇따르자 정부는 전세사기 특별법을 마련해 올해 6월 시행했다.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 수는 현재 1만256명. 새로운 피해가 이어지는 데다 피해자로 인정돼도 경매 등 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해 내년까지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특별법을 고쳐 피해자 인정 요건을 완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5] 누리호 3차 발사… 10번째 자력 위성 발사국

동아일보

위성 싣고 발사되는 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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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자력으로 실용위성을 쏘아올린 세계 10번째 나라가 됐다. 향후 누리호 상용화를 추진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시험 평가, 발사의 전 과정에 참여했다. 우주산업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누리호에 실린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지금까지 지구를 3000바퀴 넘게 돌며 백두산, 울릉도 등의 지형을 촬영했다.

[6] 부산 엑스포 유치 좌절… 대통령 사과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재계 총수 등 민관(民官)이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했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가 끝내 좌절됐다. 유치위원회가 500여 일간 지구 495바퀴를 도는 전방위적 교섭을 벌였지만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표결 1차 투표에서 119표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개최지로 선정됐다. 부산은 29표였다. 윤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어 “이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취임 후 사실상 처음이었다.

[7] 전방위 물가 급등… ‘빵 과장’ 등 담당 공무원 부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방위적으로 물가 급등세가 이어졌다. 올 10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미국(3.2%)을 앞지르면서, 11년 만에 ‘라면 사무관’, ‘빵 과장’ 등 품목별 물가 담당 공무원이 부활했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격 인상을 일컫는 ‘스트림플레이션’ 등이 일상 용어가 됐다.

[8] 킬러문항 없애자 준킬러, 역대급 ‘불수능’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지시는 대대적인 ‘사교육 카르텔’ 조사로 이어졌다. 킬러 문항 대비를 명목으로 수험생을 유치해온 사교육 업체 및 일타강사에 대한 세무 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11월 수능은 ‘킬러 문항이 없었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역대급 ‘불수능’으로 치러져 ‘준(準)킬러 문항’ 논란을 낳았다.

[9] 연예인부터 학원가까지 전국에 퍼진 마약

올해 언론에는 마약 관련 보도가 연중 이어졌다. 2월 배우 유아인의 마약류 상습 투약 의혹이 불거졌고, 4월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필로폰이 들어 있는 ‘마약 음료’를 청소년들에게 나눠 주고 부모를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월에는 현직 경찰관이 집단 마약 투약 현장에서 추락사하는 일까지 생겼다. 마약류 관련 범죄는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해 올 11월까지 검거 인원이 역대 최다인 1만7152명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10] ‘극한호우’로 잠긴 오송지하차도서 14명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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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지하차도 안에서 침수된 대형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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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가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가운데 한반도는 봄철 남부지방 가뭄, 겨울철 이상고온 등 각종 이상 기후를 겪었다. 특히 여름에는 극한호우로 다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7월 15일 충북 청주에 하루 256.8mm의 비가 내렸다.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운전자 등 14명이 숨졌다. ‘100년 빈도 강수량’ 기준으로 쌓은 미호강 제방이 붕괴되면서 지하차도가 침수됐기 때문이다.

국제

[1]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동 갈등 전세계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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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으로 대피한 가자 주민들 10월 1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로 부상을 당한 주민들이 인근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으로 대피해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지며 가자지구에선 2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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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1200여 명이 숨지며 촉발된 전쟁에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하마스는 당일 인질 240여 명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대규모 폭격과 지상작전 등으로 보복에 나섰고, 가자지구에서 현재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약 2만 명이 숨졌다. 친이란 성향 중동 무장단체들이 국지적 공격에 가세했고, 세계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됐다.

[2] AI 열풍 부른 챗GPT, 허위 정보 등 논란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이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출시 두 달 만에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최근 주간 사용자 1억 명을 넘어섰다. AI는 영작(英作)을 하고 코드를 개발하며 발표 자료를 만드는 등 산업 지형을 바꾸기 시작했다. 빅테크 간 AI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졌다. 하지만 학습용 콘텐츠 저작권, 허위 정보, 개발 독점 같은 문제도 낳았다.

[3] 러 프리고진, 의문의 추락사… 우크라戰 장기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지 두 달 만인 8월 23일 의문의 전용기 추락으로 숨졌다. 최근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측이 ‘제거 작전’을 기획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군 주력이던 바그너그룹의 철군에도 우크라이나 대반격은 정체돼 있고, 미국의 추가 지원은 난항을 겪으면서 전쟁은 3년 차를 맞고 있다.

[4] 튀르키예-시리아, ‘21세기 최악의 지진’ 피해

중동에서 강진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2월 6일 튀르키예 동남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에선 ‘21세기 최악의 지진’으로 꼽히는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5만6000여 명, 이재민은 200만 명에 육박했다. 9월 8일 모로코 아틀라스산맥과 대도시인 마라케시 일대에서 규모 6.8의 지진으로 약 3000명이 숨졌다. 시리아, 모로코에서는 정치적 환경 탓에 구호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5] 日 후쿠시마 오염수, 12년 만에 바다로 방류

동아일보

오염수 방출 시작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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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12년 만인 8월 24일 처리 과정을 거쳐 바다로 방류되기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우려를 완전히 없애진 못했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오염수 완전 방류 및 후쿠시마 원전 폐로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6] 역사상 가장 더웠던 7월… 전세계 기상이변

동아일보

유서 깊은 교회 삼킨 하와이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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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96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100년 만의 미국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은 기상 이변의 위협을 일깨웠다. 올여름 미 남서부와 유럽 일대에선 50도가 넘는 폭염에 ‘지구 열대화’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기상 이변의 양상은 예측 불허로 펼쳐져 이탈리아와 스웨덴에는 같은 시기에 폭우가 쏟아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7] 3년 인플레 전쟁 끝에… 美연준, 내년 금리 인하 예고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3년간 이어진 고물가와의 전쟁 끝에 ‘2%대 물가상승률 달성’이라는 승리를 눈앞에 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 9월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0%까지 올리며 물가의 고삐를 잡았다. 연준은 올해 모두 4차례 금리를 동결했고, 12월에는 내년 금리 인하로 피벗(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시장에선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8]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전쟁… 보조금-자원 무기화

주요국 핵심 산업으로 부상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각국 정부발(發) 공급망 재편이 거셌다.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의 기업들이 미국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미국 내 합작공장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유럽 주요국들과 일본도 투자보조금 지원에 나섰다. 중국은 게르마늄과 갈륨, 희토류 등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자원을 무기화했다.

[9] 동북아 긴장 고조… 한미일 공조 vs 북중러 밀착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경쟁은 동북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으로 물꼬를 튼 한미일 협력은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따른 ‘워싱턴 선언’과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새 시대를 열었다. 반면 중국과 ‘제한 없는 우정’을 선언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는 대가로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0] 트럼프 기소의 역설, 더 커진 재집권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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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법원서 재판받는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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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월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됐다. 미 역대 대통령 중 첫 기소다. 6월엔 기밀문건 불법 소지 혐의로, 8월엔 ‘1·6 의사당 난입 사태’ 공모 및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선거 개입”이라며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았다. 그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안팎에선 ‘트럼프 리스크’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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