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보건의료 분야 결산
저출산에 필수과 전공의 지원 없어..일선 현장선 비명
윤석열 대통령, 10월 의대증원 확대 등 필수의료 강화 대책 보고 받아
의협 "고양이에게 생선 몇 마리 필요한지 물어보는 격" 강력 반발
20여 차례 진행된 의료현안협의체..접점 못 찾고 도돌이표
정부, 내년 1월 의대증원 최종 숫자 공개..향후 의정 관계 파열음 불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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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용인 처인구에서 70대 노인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10분 만에 119 앰뷸런스에 탑승했지만 2시간 동안 입원할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망했다. 이에 앞서 5월 6일에는 서울 군자동에서 5살 아이가 구급차에 탔지만 인근 대학병원 등 4곳에서 입원을 거부 당해 다음날 숨을 거뒀다. 올해 3월 9일에도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가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전전하다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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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보건의료계를 강타한 키워드는 의대정원 확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의대정원 확대는 모든 보건의료 이슈를 블랙홀처럼 삼켜 버렸다. 소위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등의 사태에서 발생한 의대정원 증원 확대 목소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병원에선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과(科) 전공을 희망하는 전공의(레지던트)들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고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찾아갈 의사가 없어서 특정 병원에만 환자들이 미어터지는 병목현상이 발생한지 오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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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전략 회의'를 보고 받았다.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옮기고 대학병원 교수들의 연봉상승, 인원증원을 해주는 동시에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거의 한 달여 만에 복지부가
전국 의대로부터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수요조사를 받은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와 의료계 간에 1년 여간 진행해 왔던 '의료현안협의체'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수요조사 발표는 고양이에게 생선이 몇 마리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에 복지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실력 행사를 하면 안된다"고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의협을 비판했다. 이후 의협 측은 지난 11일부터 17일부터 파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며 한파주의보가 내린 17일에는 서울 세종대로에서 총궐기 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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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 외에도 올해는 의료 현장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꿀만한 굵직한 정책과 제도들이 유독 많이 시행됐다. 지난 9월에는 동네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이 해마다 1~2차례 비급여 진료 내역을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 ‘비급여 의무 보고’ 제도가 시행됐다. 같은 달 25일에는 모든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11월 15일부터는 재진 기준은 완화하고 초진 대상은 확대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과 대한약사회 등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같은 달 20일부터는 의사 등 의료인이 교통사고 등으로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되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다. 이 역시 의료계의 반발이 극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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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 1월 의대정원 증원 최종 숫자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의정 관계는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으로 중단됐던 의대정원 증원 이슈.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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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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