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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울산대병원 역대 최장기간 파업…노동계 격동의 한 해[결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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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민노총 총파업 참여 '정치 파업' 비판

현대차·현대중 노조, 강성 성향 집행부 집권

[편집자주] 다사다난한 2023년이 지나간다. 산업도시 울산에선 노사 분규 등으로 인한 파업 소식이 잇따랐다. 올 한해 지역 노동계에선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돌아본다.

뉴스1

울산대학교병원 노조 조합원들이 1일 병원 옆 도로에서 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1/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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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 노동계의 2023년은 격동의 한 해였다. 울산지역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 병원 노동조합이 병원 설립 이래 최장 기간 파업을 벌인 끝에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고, 현대자동차 노조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2018년 이후 5년 만에 부분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강성 집행부가 새롭게 당선되면서 노사 관계에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울산대병원 28일간 파업…간호사 등 500여 명 참여

울산대학교병원 노사는 역대 최장기간 파업을 촉발했던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지난 8일 타결했다.

앞서 울산대병원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1.4% 인상, 격려금 100% 추가 인상, 인력충원 요구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10월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 2주째인 11월 7일, 박창원 울산대병원분회장은 병원 측의 결단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석 농성에 돌입했다.

파업이 장기화하자 22일째부터는 파업 규모를 축소하고, 집행부 간부를 포함해 조합원 전원이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 노조는 총파업 28일째인 11월 21일 파업을 잠정 중단했다.

기존 노조의 최장기간 파업 기간은 16일이었지만 올해는 병원 설립 이래 최장 기간인 28일 파업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노조는 이달 5일부터 7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병원 측이 제시한 임단협 제시안 수용 여부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1896명 중 투표에 참여한 1300명의 75.4%인 980명이 최종제시안에 찬성했다.

제시안에는 기본급 3% 인상, 일시금 130만원 지급, 격려금 일부 인상 등 내용이 담겼다. 기존 유급휴일이던 노조 창립일(8월7일)이 평일이라면 정상 근무하고, 대신 특별휴가 1일과 축하금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파업 돌입 44일 만인 12월 8일 노조가 병원측이 제시한 최종 제시안을 받아들이면서 임단협이 끝내 타결됐다. 노조는 파업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탓에 조합원들이 제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업에는 간호인력을 중심으로 500여명이 참여했다. 파업 기간에는 입원 환자의 진료가 축소돼 병원 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민주노총 총파업'에 현대차 노조 동참…5년 만에 파업

지난 7월 12일 윤석열 정권 퇴진을 목표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에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동참했다.

현대차 노조는 총파업 당일 오전·오후 출근 조가 2시간씩 총 4시간에 걸쳐 부분 파업을 벌였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파업했다.

노조 소속 조합원 등 3000여 명(경찰 추산)은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총파업 울산대회'에 참여했다.

이날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에선 일부 생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의 해당 파업 참여는 2018년 '광주형 일자리 생산공장 설립' 반대 파업 이후 5년만이다.

특히 이번 파업 동참은 노사 현안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파업에 참여한 것이어서 정치 파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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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로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해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 했다. 2023.7.1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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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HD현대중 노조 '강성 성향' 집행부 당선

울산을 대표하는 양대 노조에 모두 강성 집행부가 들어섰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에 잇따라 강경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는데, 차기 집행부 임기가 시작되는 새해부터 노조의 투쟁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5일 10대 임원 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강성 성향의 문용문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1만8807표(53.2%)를 득표해 임부규(1만6162표, 45.72%) 후보를 앞섰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5312명 중 3만5349명(투표율 78.01%)이 참여했다.

지부장 선거에는 강성 성향의 후보 4명이 출마했는데, 지난달 30일 열린 1차 투표에선 과반 득표자가 없었다. 1차 투표에서 1, 2위를 한 문 후보와 임 후보는 5일 결선 투표를 벌여 문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현장' 소속 문용문 당선인은 상여금 900% 쟁취, 주 4일 근무제, 정년연장, 모듈공장 사내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당선인은 과거 강경 투쟁을 주도한 바 있다.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1992년 성과 분배 투쟁, 1998년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구속·해고된 바 있다. 2011년부터 2년간 제4대 지부장으로 재임하면서 총 22차례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말 치러진 HD현대중공업 새 노조위원장 선거에선 강성 성향 백호선 후보가 당선됐다. 백 후보는 같은 강성 성향의 기호 4번 황종민 후보를 983표차(2456표 득표·37.43%)로 눌렀다.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에는 2013년 정병모 위원장 당선 이후 2015년, 2017년, 2019년, 2021년, 올해 선거까지 6대 연속 강성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백 후보는 기본급 15만원 이상 쟁취, 65세로 정년 연장, 장기근속 포상금 증액 등으로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 노조의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파업 등 강경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커 향후 노사관계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두 노조위원장 당선인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이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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