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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더 이상 수족관에 고래류 가둘 수 없지만…갇힌 고래에 자유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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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고래류를 수족관에 새롭게 도입하는 일이 법적으로 금지됐으나 이미 수족관에 있는 고래류는 방류가 요원하다. 여전히 기존에 감금된 고래류가 관람 및 공연, 각종 ‘체험활동’에 동원되는 상황에서 해양환경단체는 이 고래류도 방류할 것을 촉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오는 24∼25일 ‘벨루가 해방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잠실역과 롯데월드몰 사이 지하통로에서 허호 작가의 작품 ‘벨루가 해방’을 찾아 사진을 찍은 뒤 시민들이 각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는 캠페인이다. 핫핑크돌핀스는 게시물에 벨루가 해방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같이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22일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고래 보호활동을 하는 ‘원웨일’ 팀은 노르웨이 피오르에 조성하는 고래 바다보호구역(고래 바다쉼터)에 한국 수족관에 감금돼 있는 벨루가를 반입하겠다고 최근 보도자료를 냈다. 이 구역은 수족관에 감금됐던 고래를 받아 ‘바다 생츄어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웨일 측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라’와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에 있는 ‘루비’를 노르웨이로 보내달라며 이송만 하면 이후 모든 관리비용은 노르웨이 측에서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 팀은 2021년 11월에도 한국 수족관에 갇혀 있는 벨루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었으나 이송 후 관리비용 부담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와 벨루가 방류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국 수족관이 이송 후 비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노르웨이 측이 사후 비용은 다 부담하겠다는, 전보다 진전된 조건으로 이송을 제안했다. 노르웨이 고래 바다보호구역은 약 2㎢로 234㎡인 잠실 롯데월드 벨루가 수조보다 약 8500배 넓으며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고 있어 서식환경도 더 자연에 가깝다.

세계일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 벨라.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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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과 함께 해양생물을 감금하는 수족관 역시 서식환경이 열악하고 동물의 본성에 따라 생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통과돼 지난 14일부터 시행됐다. 이 개정안에 따라 관람 등의 목적으로 노출 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폐사 또는 질병 발생 위험이 있는 고래류’는 수족관 신규 보유가 금지됐다. 그러나 기존이 운영 중이던 수족관에는 개정안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에서는 벨루가 사육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개장 당시 벨루가 3마리를 들여왔다가 2016년, 2019년 순차적으로 벨루가가 한 마리씩 폐사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2019년 10월24일 유일하게 남은 암컷 벨루가 ‘벨라’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송 계획을 수차례 미루며 현재까지 벨라는 갇혀 관람이 지속되는 상태다.

핫핑크돌핀스는 “원웨일은 롯데와 한화가 벨루가 ‘이송의향서’를 작성해 관련 절차를 빠르게 진행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롯데와 한화는 잠실과 여수 좁은 수조에 갇힌 벨루가가 더 늦기 전에 노르웨이 바다에서 자신들의 본성에 따라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많은 시민의 소망과 요청에 즉각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월드 측은 “방류기술위원회가 검토한 결과 노르웨이에 벨루가가 지낼 시설이 없다고 확인했다”며 “당사가 벨루가를 보내겠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사는 벨루가 새로운 쉼터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환경이 마련되면 언제든 보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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