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고사장 들어가니, '학폭' 가해자가...뒤늦게 분리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한 수험생이 고사장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를 마주쳐 시험을 망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미 '접촉 금지'까지 내려진 상태였으나 같은 교실을 배정받았다.

21일 MBN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치러진 수능 당시, 광주 한 고교생인 A양은 2학년 때 자신을 괴롭혀 '접촉 금지' 처분을 받은 학교 폭력 가해자 B양을 같은 고사장에서 마주쳤다.

A양에 따르면 가해자 B양은 복도에서 헤매고 있는 A양을 따라 나와 A양 들으라는 듯 또 다른 가해자 이름을 크게 부르며 찾기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A양의 어머니는 교육 당국에 급히 알렸고, A양은 1교시 시작 직전 고사장을 옮겼다.

그러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긴장해 있던 A양은 이미 심적으로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A양은 "계속 너무 손이 떨렸다. 같이 시험 보는구나. 진짜 망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현행 수능 업무처리 지침에는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가 다른 고사실에 배치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교육 당국이 사전에 파악해 교실 분리조치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교육청은 "관련 사례를 전국의 교육청에 알려 대책을 함께 고민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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