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만금 전북도민 대토론회에 등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AI.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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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윤석열’, ‘이재명 NFT’, ‘오세훈 메타버스’는 다시 오지 않는 걸까.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치러지는 2024년을 앞두고 ‘정치와 테크의 선 긋기’가 시작됐다. 한국과 미국에서 선거에 IT 기술 사용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다.
딥페이크(AI 기반 인물 이미지 합성 기술)를 활용해 만든 음향·이미지·영상 등을 선거운동에 쓸 수 없게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대선 때 주목받은 ‘AI 윤석열’이나 ‘AI 재밍(이재명)’ 같은 AI 휴먼 등을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내년 대선을 치르는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미네소타·미시간·워싱턴 주에서 비슷한 내용의 ‘딥페이크 선거운동 금지법’이 통과됐다. 빅테크도 움직인다. 지난 19일 구글은 내년부터 미 대선을 포함한 전 세계 선거 관련 질문에 대해 대화형 AI 바드(bard)의 답변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투표 방법·장소, 후보자 등 한정된 정보만 제공하며, 해당 정보도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받는다.
네이버의 AI 챗봇 클로바X는 정치적 견해가 포함될 수 있는 질문에 답변을 피한다. 네이버는 중앙일보에 “지난 8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정치적 견해가 포함될 수 있는 답변은 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NFT를 설명하는 장면. [사진 유튜브 G식백과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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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궁합이 좋았던 ‘선거와 IT’가 거리 두기를 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윤석열 AI가 처음 공개된 2021년 12월 이후 2년간 AI 기술은 숨 가쁘게 발전했다. 특히 지난해 말 오픈AI의 챗GPT가 출시된 이후, 각종 생성AI 도구는 빠르게 대중화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할루시네이션’(AI가 천연덕스럽게 엉터리 답변을 내놓는 현상)이라는 새로운 문제도 불거졌다. 구글과 네이버 등이 대화형 생성AI 서비스의 선거 관련 답변을 제한하게 된 배경이다.
코인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문제다. 지난해 2월 민주당은 대선 자금을 모으기 위해 NFT를 활용한 ‘이재명 펀드’를 출시했다. 두 시간도 채 안 돼 350억원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테라·루나 폭락, 11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 등 대형 악재가 잇달았다. 여기에 올해 5월 김남국 당시 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의 ‘코인 투기 의혹’까지 불거졌다. 익명을 요구한 암호화폐 업체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정치인이 NFT로 모금할 유인이 줄었고, 업체 입장에서도 정치권과 협업 효과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민주당은 직방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플랫폼 ‘메타폴리스’를 활용, 당사와 대선 예비후보 캠프까지 가상공간 내에 꾸렸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안에서도 대선 후보 기자간담회나 공약 발표 등이 열렸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선거운동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IT의 본산 미국은 최근 몇 년 간 선거 때마다 ‘선거+IT’의 부작용으로 홍역을 치렀다.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현재 X)와 페이스북 계정에 “부정선거가 치러졌다”라는 글을 올리자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 4명이 사망했다.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메타(페이스북)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었다.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맞춤 정치 광고에 사용된 사건이다. 메타는 지난달 “선거, 건강, 금융 관련 광고에는 생성 AI 도구를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공지했다.
심서현·김남영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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