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자본시장법 개정안 초안
벌금 기준 상향 3~5배→4~6배
부당이득 따른 가중처벌도 도입
또 기관 투자자와 증권사에 무차입 공매도 방지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전산설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항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법무부 협의와 그간 발의된 의원 법안을 토대로 대안을 만들어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정부의 ‘공매도 제도개선 자본시장법 개정안 대안’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계류 중인 8개의 의원법안을 토대로 제재·처벌 조항을 종합해 정부안 초안을 마련했다. 중점 사항은 ▷벌금 상향 ▷부당이득에 따른 가중처벌 도입 ▷계좌 지급정지 ▷금융거래·임원 선임 제한 명령 등 네 개로 압축된다. 공매도 뿐만 아니라 주식 등 전반적인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의원 법안을 추리고 법무부와 협의한 만큼, 정부안과 여야 간 이견을 좁혀 신속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정부와 당국, 시장이 공감하는 처벌 강화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4월 개정 시행된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무차입 공매도를 하다 걸리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부당 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 달리, 미국은 악의적으로 남용하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선 부당 이득의 10배로 벌금을 매기거나 20년 이하 징역을 적용할 만큼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솜방망이 처벌이 불법 공매도를 키웠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금융위는 제443조 벌칙에 부당 이익의 4~6배 벌금을 부과하도록 상향 조정했다. 이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 중에서 ‘3년 이상 유기징역’ 내용을 제외하고 벌금 내용만 일부 수용한 것이다. 대신에 금융당국은 가중 처벌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신에 금융당국은 가중 처벌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중 처벌 조항은 징역과 벌금 중 어느 곳에 적용할지 추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벌금으로 결정될 시 불법 공매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 벌금을 2배로, 50억원 이상인 경우 벌금을 3배(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로 가중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불법 공매도에 따라 6배의 벌금을 받았을 경우 이익·회피손실 규모가 50억원 이상이라면 다시 이의 3배가 가중, 최종 18배의 벌금을 받게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벌금 상향 조항은 김용민 의원안을 일부 수용하고 권성동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취지를 반영해 부당이득에 따른 가중 처벌을 도입하겠다”며 “이는 불공정거래 처벌 체계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조작의 경우에는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벌칙이 가중될 수 있지만 불법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가중 처벌 규정이 없었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제재 수단도 다양해진다. 여러 행정 제재 수단 없이 형사 처벌에만 의존하는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426조의 2항(지급정지)·3항(불공정거래행위자에 대한 거래 및 임원선임 제한)이 신설된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금융당국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법 공매도 혐의자의 계좌에 대해 지급 정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만일 혐의자의 도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 수사기관 요청에 따라 혐의자에게 통지도 유예 가능하다. 또 불법 공매도 거래자는 최대 10년 동안 금융투자상품 거래도 막히고 상장사와 금융회사의 임원 선임도 제한된다. 임원선임제한대상자가 임원으로 재임 중인 경우에는 회사는 지체 없이 해임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이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종합한 내용으로 금융위는 법무부 의견까지 반영해 수정,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20면으로 계속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