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자물가 둔화 흐름...내년 연말엔 2% 근접”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내년 연말엔 2%에 근접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등 공급 측면에서 충격만 없다면 한은의 예상대로 물가안정목표(2%)에 수렴할 것으로 본다는 것인데, 향후 물가에 대응한 추가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경기 중심의 통화정책으로 인하 시점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한은은 20일 배포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자료를 통해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과 향후 흐름에 대한 평가와 함께 내년 중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한은은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없다는 전제로 “향후 물가 상승률은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비용 압력도 점차 완화되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률은 내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비용 압력(임금 등)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정점(6.3%) 이후 뚜렷하게 둔화하다가 올해 8월부터 국제유가와 환율, 농산물 가격 상승,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크게 반등했다. 그러다 11월(3.3%)에는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3%대 초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변성동이 큰 농산물 등 식료품과 석유류 등 에너지 지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팬데믹과 전쟁의 영향이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내수도 약화되면서 지난해 말 이후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을 월별로 보면 올해 5월까지 3.8%에서 4.0% 범위에서 경직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6월 3.3%로 상당폭 낮아졌다. 이후에도 완만하게 둔화해 11월에는 2.9%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내 품목별 상승률을 보면, 집세와 서비스가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품은 경직적인 흐름을 나타냈으나 최근 둔화폭이 다소 확대됐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정부정책의 영향을 받는 공공서비스 등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연초 4%대 후반에서 11월 중 3%대 초반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오름세가 확대된 공공서비스물가는 관리물가의 64% 차지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11월(3.4%) 중에는 3분기(3.3%)보다 소폭 높아졌다.

이런 진단을 토대로 한은은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단,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12월 중에는 물가가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후 추세적으로 둔화하며 내년 연말로 갈수록 2% 부근으로 근접해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물가상황에 대한 평가, 물가전망 및 리스크 요인,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 등을 포함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6월과 12월 연 2회 발간하고, 총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국민에게 설명한다.

한은은 앞서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해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역시 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4%에서 2.6%로 수정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