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의식·미사 중 집전 불가 단서
“큰 진전” 환영 속 “이단” 비판도
신앙교리성은 선언에 대해 “하느님이 모든 이를 환영한다는 의미”라며 “사제는 축복을 받아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려는 이에게 교회가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거나 막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신앙교리성 장관은 “축복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힌 것은 진정한 발전이자, 축복의 목회적 의미에 대한 혁신적인 기여”라고 말했다. 다만 선언문은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 중에 집전해선 안 되며, 결혼에 대한 축복이 돼선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신앙교리성 측은 “(이성 간) 혼인성사와 혼동될 수 있는 예배의식을 허용하지 않기에, 결혼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교리를 수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소수자 공동체를 돌보는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 신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톨릭교회의 사목활동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사랑하는 관계 속에 하느님이 존재하길 바라는 많은 동성 커플 신자들의 깊은 소망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개별 사제가 동성 커플을 축복해온 독일 가톨릭계는 환영했지만,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이단의 한 형태’라며 비판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큰 진전”이라면서도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성소수자에게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교황은 지난 2월 AP통신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용하·최서은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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