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 의혹 최대 20명 타깃 속도
300만원씩 들어있는 돈봉투 20개
민주당 의원들에 건네졌다 판단
김영호·박영순·이용빈·윤재갑 등
재판서 언급 의원 조사대상 거론
宋 지지모임 20명도 수사 선상에
宋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치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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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검찰이 송 전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인적·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제반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도 있다”며 증거인멸 우려도 지적했다. 송 전 대표 구속은 지난 8일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돼 조사받은 지 10일 만이다.
검찰은 2021년 5월2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 경선 캠프 측이 자금을 마련해 6650만원의 돈봉투를 살포하는 데 송 전 대표가 ‘관여’, 즉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가운데 6000만원은 송 전 대표 보좌관이던 박용수씨를 거쳐 윤관석 의원에게 건네졌고, 윤 의원이 2021년 4월28∼29일 이틀간 전국 대의원 포섭을 위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뿌렸다는 게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 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받은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의 일부도 당시 경선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확인했다. 그 과정에도 송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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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사건 수사는 검찰이 ‘이정근 녹취록’,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 사건 관련자들 간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하며 올해 4월 시작됐다. 송 전 대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의 증거는 이 전 부총장 진술밖에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또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서 쓰던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귀국해서 쓴 지 얼마 안 된 깡통폰을 검찰에 제출하거나 차명 휴대전화로 사건 관계자들 회유를 시도한 점 등이 증거인멸 정황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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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송 전 대표가 구속 수사 기간 중 변호인 외에 가족이나 지인 등을 접견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증거인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해 돈봉투 공여자 수사를 매듭짓는 한편 수수자 조사에도 한층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은 최대 20명에 이른다. 우선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임종성·허종식 의원 등 3명이 특정된 상황이다. 이 중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캠프 측에 지역본부장 교부용 1000만원 등 총 1100만원을 준 공여자이자 윤 의원에게 300만원짜리 돈봉투를 받은 수수자로 지목돼, 올해 5월 소환 조사를 받고 8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된 바 있다. 임·허 의원은 지난달 2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압수수색을 받았다. 따라서 임·허 의원이 먼저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윤관석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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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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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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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에선 이들 세 의원 외에도 지난달 13일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재판에서 돈봉투 수수자로 실명이 언급된 의원들이 소환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강씨가 검찰 조사에서 “윤 의원이 2021년 4월29일 돈봉투를 2차로 살포한 의원은 이성만·임종성·허종식·김영호·박영순·이용빈·윤재갑 7명 정도”라고 진술한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그 전날인 2021년 4월28일 윤 의원이 좌장인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한 의원 20명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앞서 언급한 의원 7명은 이 20명에도 포함돼 있다.
송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윤 의원을 비롯한 사건 관련자들이 보고나 지시 여부 등 송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할지도 주목된다.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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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돈봉투엔 30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이 있었고,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제공한 건 그간 모임에 참석하고 지원해 준 데 대한 감사를 표하고 소속감과 연대감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송 전 대표 관련성에 대해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송 전 대표 최측근 박용수 전 보좌관도 지난달 20일 윤 의원과 강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의원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6000만원을 전달한 것 등을 모두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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