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객관적 자료 수집할 시간 필요"…검찰 "재판 지연 의도 의심"
재판부 "검찰 신청대로 오모 피고인부터 증인신문"…다음 재판은 내년 3월
첫 공판 마친 윤 대통령 처남 |
(여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경기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한 사문서위조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증인신문 진행 순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 박종현 판사는 19일 사문서위조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공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ESI&D 대표인 윤 대통령의 처남 김모(53) 씨 등 시행사 관계자 5명에 대한 2번째 공판을 열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수사 기록 목록에 어떤 자료는 입증 취지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검찰이 사문서위조 혐의의 핵심 증인이라며 오모 피고인을 먼저 증인 신문하자고 하는데 변호인 측도 어느 정도 객관적 자료를 수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다른 증인부터 신문절차를 진행하자는 주장을 폈다.
이번 사건 피고인 5명 중 한 명인 오 피고인은 공흥지구 개발사업 아파트 시공사인 H사 차장으로, 양평군이 부과한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개발부담금을 깎기 위해 공사비 등이 담긴 '토사 운반거리 확인서'와 '토사 반·출입 확인서' 등 2개 서류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 핵심 인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씨 측은 또 "검찰은 13개월간 수사해 그간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오 피고인을 먼저 증인 신문하겠다는데 반대 신문하려는 변호인 측이 개발부담금 산정 관련 실체를 확인하고 오 피고인 행위가 죄가 되는지 등을 파악하려면 다른 공사 현장 실태를 확인하는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니 다른 증인부터 신문을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거듭 요청했다.
검찰은 "오 피고인이 사문서위조 행위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먼저 신문하겠다는 거다. 김씨 측 변호인은 지난번 재판에선 필요 없는 증거가 많다고 주장하고, 이날 재판에선 수사 기록 목록에 관해 얘기한다. 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대로 오 피고인부터 증인신문 진행하겠다"며 김씨 측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 등은 2016년 양평군에서 부과하는 개발부담금을 감경받을 의도로 공사비 등이 담긴 증빙서류에 위조자료를 끼워 넣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평군은 ESI&D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2016년 11월 17억4천800여만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가 두 차례 이의 신청을 받은 뒤 2017년 6월 개발부담금을 단 한 푼도 부과하지 않았다.
이후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이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같은 해 11월 뒤늦게 개발부담금 1억8천700여만원을 정정 부과했다.
다음 재판은 3월 12일 열린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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