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인허가 대가로 77억 챙긴 혐의
檢 “명백한 권력형 지역 토착비리 사건”
김인섭 “동업관계…市에 애로사항 전해”
유죄시 ‘공직선거법’ 이재명 재판 영향
백현동 개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4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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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의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의 김 전 대표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약 66억원을 구형했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인허가를 청탁 또는 알선할 목적으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77억원 및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인허가 문제로 백현동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자 2015년 김 전 대표가 개입했고 성남시가 이례적으로 임대용도에서 민간분양이 가능하도록 용도변경 및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을 허가해주면서 50m 높이의 옹벽이 있는 아파트가 지어졌으며 민간사업자인 정 대표는 약 1300억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지역 토착비리 사건’으로 규정했다. 검찰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소재의 한국식품연구원부지에 현직 지자체장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이 정치적 측근인 김 전 대표와 결탁해 청탁에 따라 정 대표에게 인허가 관련 특혜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적주체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참여를 배제해 1300억대 개발 이익을 모두 정 대표에게 취득하게 했고 김 전 대표는 청탁의 대가로 77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 대표와 김 전 대표가 동업관계 등 외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등 공무원에게 청탁하고 금품을 수수한 것이라면 알선수재에 해당한다”며 “지역주민 혈세로 운영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엔 막대한 손해를 입혔고 공약의 충실한 이행 및 인허가권의 공정하고 적절한 행사에 대한 성남 시민의 기대를 심대히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주장에 김 전 대표 측은 명백히 정 대표와 동업자이며 청탁이나 알선이 아닌 민간업자로서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이익 등을 성남시에 문제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 측은 “정 대표와 김 전 대표는 철저히 동업관계로 묶여 서로 인식을 공유했다”며 “정 대표는 개발사업의 특성상 합리적 의견을 성남시에 효과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김 전 대표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백현동 개발 사업 불참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선 “기부채납이라는 공익성 확보 방안을 제안한 상황에서 공사가 토지대금 절반도 부담하지 않고 참여한다는 것은 민간업자에게 부당하다는 합리적 의견”이라며 “검찰은 김 전 대표와 이 대표, 정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관계를 이용해 왜곡된 프레임을 통해 인적 관계를 매개해 특혜를 받았다는 불리한 심증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표 역시 최후진술을 통해 “정 대표는 처음부터 프레임을 짜놓고 자신의 몫을 챙겨 갔고 성남시나 한국식품연구원 역시 성공적으로 부지를 판매 또는 개발했지만 나만 이용당했다”며 “이런 상황도 모르고 백현동 개발을 위해 나만 최선을 다했고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 억울하고 치욕스럽다”고 호소했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온 인물이다. 검찰은 김 전 대표를 ‘음지에서’, 정 전 실장을 ‘양지에서’ 이 대표를 보필한 인물로 보고 있다. 만약 김 전 대표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다면 이 대표가 받고 있는 공직선거법 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당시 ‘백현동 용도변경은 국토부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의 논리로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방어하고 있는데 김 전 대표의 재판에서 백현동 용도변경이 김 전 대표의 요구 때문이라는 검찰의 논리가 받아들여진다면 이 대표의 방어 논리가 모두 무너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내년 2월 13일 오후 2시에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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