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3500억원 세금 소송서 최송 승소…EU 공정경쟁 규제에 타격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체납세금과 관련한 유럽연합(EU)과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있는 아마존 로고.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유럽연합(EU)과 2억5000만 유로(약 3500억원) 규모의 체납 세금을 둘러싸고 벌인 법정 공방에서 최종 승소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EU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가 아마존에 부과된 체납 세금 납부 명령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ECJ는 “룩셈부르크와 아마존이 세금 관련 부당한 혜택을 주고받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아마존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EU 집행위는 2017년 회원국 중 하나인 룩셈부르크가 아마존에 불법 보조금에 해당하는 세제 특혜를 줬다면서 아마존에 2억5000만 유로가량의 세금을 납부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룩셈부르크와 아마존은 EU 일반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은 아마존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EU 집행위가 아마존의 불법 세금 혜택 사실에 대해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집행위가 이에 항소해 사건은 유럽최고법원인 ECJ까지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같은 판결이 내려지며 소송은 아마존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됐다.

판결 직후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관련 법률을 준수했으며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항소심 결과를 두고 EU 집행위가 아마존 등 EU 역내에서 활동하는 기술 업체들의 권한과 낮은 세금 납부 관행을 억제해 공정경쟁 환경을 만드려는 시도에 타격을 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U 일반법원은 2020년에도 미국 애플에 130억 유로(약 17조6000억원) 규모의 체납 세금 납부를 명령한 집행위의 결정을 취소한 바 있다. 현재 이 사안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재판부가 기업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도록 EU 집행위가 할 수 있는 일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의 세금 전문가인 치아라 푸타투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룩셈부르크에 대한 10년간의 세금 고지서를 회피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며 “아마존이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 독립언론 경향신문을 응원하신다면 KHANUP!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