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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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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EU 가입 협상 개시… 젤렌스키 "유럽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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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개시 반대' 헝가리, 표결서 자리 비워 암묵적 동의
우크라이나 7대 개혁과제·400억 유로 적자가 변수

머니투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를 깜짝 방문해 북유럽 5개국 정상들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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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한층 시들해진 상황이었던 만큼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하는 길로 가라" 자리 비켜준 헝가리

AP통신 등에 따르면 샤를 미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4일(현지시간) 회원국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니아의 EU 가입을 위한 협상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셀 의장은 "이번 결정은 아주 중대한 정치적 신호이자 결정"이라며 "중요한 사실은 반대하는 회원국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한다"고 했다.

EU 가입을 위한 협상 절차를 개시하려면 27개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빅토르 올반 헝가리 총리가 수 차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한 터라 협상 개시 결정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울반 총리가 반대한 이유는 앞서 EU가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7대 개혁과제 중 4개 밖에 완수하지 못했다는 것. EU가 제시한 과제는 법치주의·민주주의 강화, 반(反)부패 입법 등이었다. 이중 반부패와 올리가르히(소련 붕괴 후 러시아 및 과거 동구권 경제를 장악한 특권층) 척결, 소수자 인권 보호 등 3개 과제는 미완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나머지 26개 회원국들이 협상 개시를 강력히 주장하자 올반 총리는 표결 때 잠시 자리를 비우는 형식으로 협상 개시를 사실상 용인했다. 결정 후 올반 총리는 "헝가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는 EU 가입 협상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협상 개시 결정은) 비논리, 비합리이며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표결에서 자리를 비운 점에 대해서는 "나머지 회원국들이 원하는 길로 가되 헝가리는 이번 결정에서 빠지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오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젤렌스키 환호…EU 가입 완료까진 수 년 걸릴수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협상 개시 소식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의 승리"라며 "자유를 위해 지치지 않고 싸우는 이들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술라 본 더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오늘은 EU 역사에 남을 날"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성사되려면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후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위한 틀을 짜고 세부사항과 협상 가이드라인을 작성한 뒤 27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절차는 내년 3월 EU 정상회담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우크라이나는 그 전까지 EU가 제시한 7개 개혁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회원 가입 완료까지는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400억 유로에 이르는 우크라이나의 재정 적자도 문제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을 기대했으나, 내년 대선과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지원을 호소했지만 미 의회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현재로서는 EU에서 논의 중인 500억 유로 지원안이 유일한 해결책인 상황. 올반 총리는 "부패 사범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며 예산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셀 의장은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우크라이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은 맞다. 사안별 우선순위와 예산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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