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군용기 6대, 동해 카디즈 진입 후 이탈…영공 침범은 안 해
합참 "우리 공군 전투기 투입해 우발상황 대비한 전술조치 실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6대가 14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 양국 군용기가 동시에 사전 통보 없이 카디즈에 들어온 것은 지난 6월 6일 이후 191일 만이다. 한국·미국·일본 3국 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가 수일 내 가동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중·러의 압박성 무력시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53분부터 낮 12시 10분까지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동해 카디즈에 진입 후 이탈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 영공 침범은 없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에 대응하기 위해 상공에 설정한 임의의 선이다. 국제법에서 인정하는 영공은 아니다. 이 때문에 ‘침범’이 아닌 ‘진입’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미리 통보하지 않을 경우 우리도 맞서 대응 출격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러 군용기는 사전 통보 없이 카디즈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우리 군은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북·중·러에 맞서 한·미·일 공조가 한층 공고해지는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라 랩 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내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겠다는 약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올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후퍼 보좌관은 한·미·일이 내년 상반기에 3자 상무장관 회담과 재무장관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한·미·일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에 대해 군사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 주도로 벌어지고 있는 3자 간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놀음은 명백히 지역 정세를 더 험악한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기 위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괴뢰들을 부추겨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기회를 보아 가다가 북침 전쟁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음흉한 속심(속셈)이 깔려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비난하는 북한 측 보도에 정부는 유감을 나타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불법적인 미사일 개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며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간 정당한 안보 협력에 대해 (북한이) 적반하장으로 비난하는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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