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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응급실 퇴원한 날도 출근하던 女사장들...전체 기업 40%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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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서 여경협 전국여성CEO경영연수 성료
이정한 회장 "여성CEO들 불굴의 충무공 기백 닮아"
전국 기업의 40%가 여성 기업...6년새 80만곳 늘어나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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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12일까지 1박2일간'2023 전국 여성 CEO 경영연수'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전국 여성 중소기업인 1000여명이 한데 모여 우수한 경영사례를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했는데, 여성 기업이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만큼 행사의 규모와 여성 기업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지는 양상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신 자료인 2021년 기준 전국에 여성 중소기업은 314만개가 있다. 6년 전인 2016년은 238만개였는데 31.9% 증가했다. 남성 기업 23.7%보다 증가세가 가파르다. 증가세에 힘입어 전체 기업 중 여성 기업 비중이 2016년 39.1%에서 2018년에 처음으로 40%를 넘고, 2021년은 40.7%였다.

지난해 여성 창업은 60만여회 이뤄졌다. 남성 창업 71만여회에 맞먹어 전체 창업의 45.9%를 차지한다. 기술 기반 창업도 9.5만회 있었고, 최근 5년간 기업 창업 연평균 증가율은 5.6%다. 남성의 기술 창업 연평균 증가율 1.6%를 훨씬 웃돈다.

기업이 늘어난 만큼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도 커졌다. 2021년 기준 여성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528만명이다.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남성 기업 1321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2020년과 비교해 증가율을 보면 여성 기업은 5.1%, 남성 기업은 3.5% 늘었다.

여성 기업은 전체 종사자 중 여성의 비중이 72%로, 특히 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여성 중소기업 중 도소매업, 부동산업, 숙박음식점업 비중은 65.7%로 남성 기업(44%)보다 비중이 높다. 소상공인 비중은 여성 중소기업이 97.4%, 남성 기업은 93.3%다.

금속 부품 가공업을 하는 이정한 여경협 회장은 전날 행사 개회사에서 "돌이켜 생각하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쉬웠던 적이 없다"며 "계약 하나를 성사하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우고, 셀 수 없이 거절당해도 늘 웃고 일하다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도 퇴원한 후 바로 일터로 향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도가 이순신 장군과 해군의 격전지인 점을 떠올려 "외세의 침략에 물러나지 않고 싸우던 이순신 장군의 기백을 여성 기업인들이 가진 것 같다"며 "함께 손잡고 미래를 향해 걸어간다면 그 끝엔 반드시 성공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중소기업이 빠르게 늘지만, 개별 기업의 규모는 아직 작다. 기업의 수로는 전체 기업의 40.7%가 여성 기업인데, 매출은 565조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매출의 18.7%에 불과하다. 기업 한곳당 평균 매출이 여성 중소기업은 약 1억8000만원, 남성 기업은 약 5억4000만원으로 3배 차이가 난다.

다만 2020년보다 2021년 매출이 여성 중소기업은 13.1%, 남성 기업은 12.7% 늘어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공조달 시장에서 매출도 지난해 약 13조9000억원으로 2016년 약 8조3000억원에서 67.5% 빠르게 늘어난다.

여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기부는 △올해 213억원 규모의 여성기업 전용 벤처펀드 운용 △보증료 0.2%p 감면, 보증 비율 최대 95% 우대 여성기업 전용 특별보증 프로그램 △금리 0.1%p 우대 여성기업 우대 정책자금 △여성 가장 창업 자금 지원 등을 한다.

여성 기업과 남성 기업을 동일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업체 수에 비해 여성 중소기업들의 매출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에 미뤄볼 때 여성 기업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이고, 여성이 경제활동을 할 물꼬를 트는 것이 저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여성기업계는 반박한다.

행사에서 만난 한 여성 중소기업인은 "한국 사회는 워낙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가 강해 사업을 시작한 여성은 공고한 남성 중심의 영업망을 뚫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진도(전남)=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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