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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유니클로 “벌어들인 돈보다 528억원 많은 배당”…외국계 기업들과 비교해도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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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증가 속 고배당…2년째 순이익보다 500억원 이상 큰 배당 규모
에프알엘코리아 “이사회 결정 사항”


매경이코노미

(매경 DB)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 에프알엔코리아가 부채를 늘려 재무건전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이익 배당을 감행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가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크게 웃도는 고배당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회계연도 배당금은 1800억원으로, 같은 해 순이익보다 528억원이나 많은 액수를 배당했다.

배당금은 에프알엔코리아의 주인인 일본 본사와 롯데쇼핑에 돌아갔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51%)과 롯데쇼핑(49%)이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배당금 1800억원 가운데 롯데쇼핑이 882억원, 패스트리테일링이 918억원을 가져간 셈이다.

앞서2021회계연도에도 에프엔알코리아는 순이익보다 509억원 많은 1400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통상 기업은 한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연속 순이익을 웃도는 배당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일어난 국내 불매운동의 타격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매출은 2018년도 1조3781억원에서 2019년도 6298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가 2022년 9219억원으로 수준으로 돌아왔다. 영업이익도 2018년도 1994억원, 이듬해 884억원 적자, 2022년 1400억원대 흑자를 냈다.

회사의 부채를 늘리면서까지 고배당 기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문을 자아낸다. 부채총계가 2021년 8월 말 1451억원, 2022년 8월 말 288억원, 2023년 8월 말에는 2301억원으로 증가했다.

고배당으로 유명한 다른 외국계 기업들과 비교해도 유달리 눈에 띄는 수치다.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배당금은 2950억원으로 순이익의 95%였고,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도 배당금 2466억원으로 순이익과 거의 같았다. 또 루이비통코리아는 순이익의 59%(2252억원)를, 에르메스코리아는 순이익의 76%(1170억원)를 배당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22년 순이익의 142%를, 2021년도에는 순이익의 157%를 배당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고배당 이유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라며 “그 외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도 “어떤 기준으로 배당했는지 저희 쪽에서 확인은 어렵다”며 “그것은 에프알엘코리아 쪽에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에프알엘코리아 이사회는 배당받은 롯데쇼핑과 패스트리테일링 출신의 대표이사 각 1명과 이사 3명씩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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