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특히 이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대가로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스파크 측으로부터 수천만원대 돈을 수수(배임수재)했다고 보고 있다. KT에 인수된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성빈씨가 설립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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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식 배임수재 의심하는 檢…출처로 스파크 의심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지난 6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성장 전략 및 재무 목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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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서 전 사장이 스파크의 인수 가치가 높게 평가되도록 현대오토에버가 스파크에 안정적으로 일감을 공급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측이 공급하는 일감을 근거로 KT가 고가에 스파크를 인수하고, 그 대가로 서 전 사장이 수천만원의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돈을 건넨(배임증재) 주체로 이해 당사자인 박성빈씨를 의심하고 있지만, 돈의 출처나 전달자는 제3자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검찰이 KT와 현대오토에버와의 보은 관계를 들여다보는 배경엔 두 회사의 복잡한 상호 투자·인적 교류가 있다. KT클라우드가 스파크를 인수하기 전인 2019~2021년 현대차는 먼저 구현모 KT 회장의 친형이 경영하던 에어플러그 지분 99.32%를 281억원에 인수했다. 스파크의 박성빈씨는 2011~2021년 에어플러그의 사외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검찰이 지난달 20일 압수수색한 서 전 대표의 경우 2010년 KT의 클라우드 업무를 총괄했다가 2018년 3월 현대차 정보기술본부장으로 이직해 현대차그룹의 정보통신(ICT) 분야를 이끌어왔다. 서 대표는 윤경림 전 KT 사장을 포함해 KT와 현대차 양쪽 관계자들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윤 전 사장 역시 2019년 3월 KT에서 현대차 부사장으로 옮긴 뒤 2021년 다시 KT로 돌아오는 등 두 회사와 관련성이 큰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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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서도 “무리한 가격”…일감 유지 논의 초점
정근영 디자이너 |
검찰은 KT가 스파크를 인수할 당시 KT 내부에서도 “인수 가격이 무리하다”는 내부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 스파크, 지난 10월 박성빈 대표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마친 상태다. 다만 검찰은 아직 현대차가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선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현대차는 실시간 경로 탐색, 원격시동, 차량 자가 진단, 각종 금융 서비스 등 ‘커넥티드카 개발’을 준비하면서 이미 2015년부터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에어플러그의 핵심 기술을 고려할 때 인수 동기가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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