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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자금 조성 및 전달 역할을 한 피의자들이 이미 구속된 상태여서 ‘최종 수혜자’ 격인 송 전 대표도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지난 8일 송 전 대표를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혐의 등으로 소환조사했다. 지난 4월 윤관석 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돈봉투 의혹 수사를 본격화한 지 8개월 만이다. 검찰 내부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연루된 사건인 만큼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연내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송 전 대표가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추가 소환도 없을 거라고 한다. 송 전 대표 측은 “(검찰이) 별건수사를 포함해 오래 시간을 끌었으니 구속 시도를 할 것이다.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에서 변론 전략을 노출하지 않고, 법원에서 다투겠다는 전략이다.
검찰은 ▶정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것은 민주적 헌법질서를 오염시킨 중대 범죄라는 점 ▶강래구(보석), 박용수, 윤관석 등 자금 마련책과 전달책이 모두 구속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송 전 대표가 지난 4월 프랑스에서 귀국하기 전에 국내에서 사용한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는 점 등을 구속 사유로 검토 중이다.
앞서 기소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지난 7월 법정에서 “윤관석 의원에 돈을 제공했다”고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용수씨 역시 지난 9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윤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했고, 11월엔 “300만원이 든 봉투를 10개씩 두 차례 준비해 전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스폰서’ 역할을 했던 사업가 김모씨는 지난 4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래구로부터 돈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현금 5000만원을 박용수 보좌관에 전달했다”면서 “(송 전 대표가 당선 이후)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했다.
검찰은 최종 수혜자인 송 전 대표의 묵인 또는 인지하에 조직적인 돈봉투 살포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살포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거나 송 전 대표에 보고했다는 증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윤 의원 역시 “각 봉투당 30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이었고 돈봉투를 보관만 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건 수사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외부에서 보기에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가 곧 수사 결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구속 필요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소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만으로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정치적 기획 수사에도 저에 대한 증거 조작이 제대로 안 되니 주변 사람들을 압수수색하고 허위 사실로 구속했다”는 입장이다. 평소 쓰던 휴대전화를 해외에서 폐기한 것도 “외국에선 국내 회선을 유지할 필요가 없고 기기를 버린 것도 지난해 12월”이라며 증거인멸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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