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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수)

이슈 시위와 파업

[사설] 의대증원 막으려 파업카드 꺼낸 의협, 국민은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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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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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오늘부터 일주일간 총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17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전국의사 총궐기 대회를 연다고 한다. 사실상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의협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확정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를 넘는 직역이기주의라는 비판이 거세다. 의대 정원 확대를 원하는 국민 대다수의 기대를 저버리고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적 역풍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 의료계는 중증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사가 없어 응급실을 운영하지 못하는 병원이 수두룩하다. 지방 의료원들은 연봉 수억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에는 문을 닫는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병원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주 서울종합병원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의 필수의료 과목에서 전공의 정원미달 사태가 또 빚어졌다.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는 각각 3곳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곳도 나왔다. 가뜩이나 무너지는 필수의료 분야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2006년 이후 의대 정원은 연간 3058명에 묶여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7명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대로 가면 인구 고령화와 겹쳐 2035년에는 의사가 2만7800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 매년 2000명씩 늘려가도 부족하다고 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들도 의사 정원을 대폭 늘리고 있다. 우리만 세계적 흐름을 따르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위기에도 의협은 의대 증원을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표현하며 증원의 증자도 꺼내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의대 증원 필요성에 공감하는 건 의사 부족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의협이 언제까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협은 국민의 82.7%가 의대 정원에 찬성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파업 시도를 접고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답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의협에 끌려다니지 말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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