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감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56·사진)이 지난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해 15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유 사무총장은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설명했다”고 했지만, 공수처는 상당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해 감사원장 등 관련자 대상 조사도 계획대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유 사무총장은 9일 오전 9시50분쯤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 출석해 이튿날인 10일 오전 1시10분 조서 열람 등을 마치고 청사에서 나왔다.
유 사무총장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자세한 내용을 말하긴 그렇고 (감사원) 감사 시스템에 대해 아주 성실하게 설명했다”고 답했다. 표적감사를 주도했다는 의혹은 어떻게 소명했는지, 추가 소환조사 요청을 받았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 사무총장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공수처 측의 상당수 질문에 ‘의견서나 진술서 제출로 갈음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무총장은 그간 국회에서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정당한 감사 활동”이라고 주장해왔는데, 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서도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번 조사에 차정현 부장검사를 투입했다. 공수처는 360여쪽에 이르는 질문지를 준비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위 제보 입수 및 특별감사 착수 과정, 감사 결과 보고서 결재·공개 과정에서의 위법성 여부 등을 유 사무총장에게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유 사무총장 추가 조사 여부와 ‘윗선’인 최 감사원장 소환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팀은 내년 1월 공수처 지휘부 퇴임 등 환경 변화와 상관없이 수사에 변함없이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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