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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원칙과 상식’, 국회서 세 과시…창당 뜻 내비치며 지도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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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선거제 여론조사…‘병립형 회귀 명분’ 의구심도

한겨레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의원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윤영찬, 김종민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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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10일 지지자 수백명이 모인 대규모 행사를 열어 “다음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당장’은 신당 창당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향후 가능성을 열어두며 당 지도부 압박에 나선 것이다.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참여하는 원칙과 상식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민과 함께 토크쇼’를 열었다. 그간 정치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해온 이 모임이 수백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세 과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대회의실의 500여 좌석은 지지자들로 들어찼다. 행사에는 이낙연 전 총리 지지 성향의 민주당 원외 모임인 ‘민주주의 실천행동’ 회원들도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 전 총리는 기자들에게 “(원칙과 상식의) 문제의식과 충정에는 공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12월까지 당에 변화가 없다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신당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올해 12월까지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데 힘을 실어주시고, 그다음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도 “(12월까지) 민주당을 지키겠다는 마지막 의무까지 해봐야 한다”며 “그다음에 뭘 할 것이냐의 문제는 여러분과 저희의 마음이 이어져서 만나는 순간이 생긴다면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윤 의원은 “왜 우리 당이 모든 힘을 쏟아서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에 주력해야 하나”라고 지적했고,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너’라고 지칭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너’ 밑에서는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다만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 외에 현직 의원 참석자는 없었다.

김종민 의원은 “일부 국민들 목소리가 유튜브에 스피커로 증폭되고 있어 국회의원들이 자기 소신을 말하기 쉽지 않다”며 “국민 목소리를 자체적으로 결집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원칙과 상식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나가는 운동을 하면 그 그릇이 민주당이 됐든 신당이 됐든, 국회의원들은 금방 따라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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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상식’이 주관한 ‘국민과 함께 토크쇼’ 참석자들이 행사 뒤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원칙과 상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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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제 개편을 두고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하고 있는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윤 의원은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상식’을 묻는 질문에 선거법과 불체권특권 포기 등을 예로 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약속을 안 지켜도 된다면 공당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공약준수, 병립형 회귀저지·위성정당 꼼수철회”라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 실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당 관계자가 한겨레에 전했다. 당내 의견이 ‘준연동형(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당에 의석수를 배분한 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그보다 모자랄 경우 절반을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현행 방식) 유지’와 ‘병립형(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제도) 회귀’로 반분되자, 여론조사로 해결책을 찾겠다는 취지다. 설문조사 문항에는 ‘준연동형과 병립형 비례제 중 어떤 선거제가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준연동형제를 유지한다면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병립형 회귀’에 무게를 싣고 있는 지도부가 그쪽으로 명분을 축적하는 용도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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