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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가자지구 공습 사망자 61% 민간인…전례 없이 높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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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생존자를 찾기 위해 콘크리트 건물 잔해를 부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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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첫 3주 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발생한 사망자의 61%가 민간인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살상’이었다는 이스라엘 학자의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군(IDF)이 국제법상 민간인 보호 의무를 도외시하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스라엘 개방대학 야길 레빈 교수(사회학)는 9일(현지시간) 하레츠에 기고한 글에서 이스라엘이 2012년, 2021년, 2022년, 올해 5월 등 가자지구에서 벌인 4차례 공습 작전과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민간인 사망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습 피해만을 비교하기 위해 이번 전쟁의 경우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 공격한 지난 10월7일부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0월26일까지만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2012년 11월 ‘방어의 기둥’ 작전과 2021년 5월 ‘장벽의 수호자’ 작전에서 민간인 사망자 비율은 각기 40%였다. 2022년 8월 ‘새벽녘’ 작전에선 전체 사망자의 42%를 민간인이 차지했고, 올해 5월 ‘방패와 화살’ 작전에선 33%였다.

그러나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 벌어진 ‘철의 검’ 작전에서 민간인 사망자 비율은 61%로 치솟았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10월7일~26일 가자지구에서 674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레빈 교수는 사망자 중 17세 이하 미성년자, 여성, 60세 이상 남성을 민간인으로 가정해 사망자 6747명 중 민간인이 4954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여기에 가자지구 내에서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에 의해 사망한 민간인이 약 10%라는 종전 연구 결과를 고려해 레빈 교수는 이스라엘의 ‘철의 검’ 작전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최종적으로 61%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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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남부 칸유니스와 라파로 피란 온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9일(현지시간) 라파에서 모닥불 주변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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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높은 민간인 사망자 비율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상 비전투원(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해야 한다는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제법에 따르면 전쟁 중이라 하더라도 적군과 민간인을 다르게 취급해야 하며 의도적으로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레비 교수는 “20세기 들어 1990년대까지 벌어진 전쟁에서 사망자 약 절반이 민간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61%는 높은 수치”라면서 “(국제법상) 의무가 지켜지지 않았거나 매우 유연하게 적용됐다고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수적 피해’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던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민간인이 대부분 피해를 당함으로써 하마스 대원들은 적게 사망하는 ‘부수적 이익’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레비 교수는 이처럼 높은 민간인 피해를 두고 “전례 없는 살상”이라고 표현했다.

민간인 사망자 비율이 높아진 배경으로는 이스라엘군이 과거와 비교해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적었다는 점이 꼽힌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나는 모든 제한을 낮췄다. 우리는 우리가 맞서는 싸우는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며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사망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비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매체 ‘972 매거진’은 군·정보 관계자 7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쟁에서는 본질적으로 군사적 목적이 아닌 표적에 대한 폭격이 대폭 확대됐다”면서 “여기에는 민간 주택은 물론 공공건물, 인프라, 고층 빌딩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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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9일(현지시간) 주민이 파괴된 주택들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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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은 가정집을 포함한 가자지구 내 잠재 목표물 대부분에 대한 정보가 있어, 특정 대상을 공격할 경우 얼마나 많은 민간인이 살해될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사망 가능성을 모르고 공습했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한 소식통은 민간인에 대한 폭격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에 등을 돌리게 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레비 교수는 그러나 “대규모 민간인 살상은 이스라엘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안보를 약화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광범위한 결론”이라며 “집과 가족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들은 어떤 안보 조치로도 막을 수 없는 복수를 도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의식하지 않았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또다시 거부한 미국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시킴으로써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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