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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이익 좇느라 의를 잊다…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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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선정

한겨레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가 쓴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교수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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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은 한 해.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과 ‘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 척한다’는 의미로 쓰는 남우충수(藍芋充數)가 뒤를 이었다. 한국 사회 전반, 특히 현 정부에 대한 매서운 비판을 네 글자 성어로 대신한 셈이다.

교수신문은 10일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교수 30.1%(395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로움을 보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의미다. 견리망의를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 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정치, 정책 등 공적인 영역마저 사익 추구에 잠식당한 상황을 짚은 것이다. 그는 이어 전세 사기, 학부모의 교육활동침해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견리망의 현상이 “개인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견리망의의 뒤를 이은 건 제법 익숙한 사자성어인 ‘적반하장’(25.5%)이다. 정부가 잘못을 저지르고 남 탓만 한다는 의미로 적반하장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교수들이 많았다.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동양철학)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해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언제나 전 정부 탓, 언론 자유는 탓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대는 자기 기기만을 반성해야 한다”고 적반하장을 꼽은 이유를 교수신문에 전했다.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 수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24.6%)가 적잖은 교수들한테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지 받은 배경도 정부에 대한 실망이다. 한 교수는 남우충수를 꼽으며 “현 정권이 능력이나 준비가 되지 않은 측근 인사 위주로 발탁하다 보니 국정이 엉망진창”이라고 답했다. 남우충수는 ‘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 척한다’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결정한다. 올해는 20명의 추천위원이 26개의 사자성어를 추천했고, 이 가운데 예비심사를 거쳐 5개의 사자성어를 고른 뒤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1월28일부터 12월3일까지 설문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했다. 지난해 이 조사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힌 것은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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